미국과 중국은 이달 말부터 양국 책임자들이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가며 마지막 미중 고위급 회담을 연다. 여기에서 성과가 나온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일정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민감한 쟁점은 거의 해소된 상태인 만큼 별다른 돌발 변수만 없다면 2주 내에 합의문 문구의 법률적 검토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빠르면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 즉 5월 27일 전후로 시진핑 트럼프 간에 서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6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일본을 찾는다. 새 일왕 즉위 직후 첫 국빈으로 방일하는 것이다. 또 한 뒤인 6월 28일부터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에 맞춰 전후에 중국을 들르거나 제3국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그 자리에서 미중무역협상 타결안에 최종 서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중 양국 간에 이견이 모두 해결된 것은 물론 아니다. 관세폭탄을 일거에 모두 철회할 것이지 아니면 단계적으로 축소해나갈 것인지 또 약속이행을 담보할 제도적 장치 등에서 아직도 이견이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원유 제재를 둘러싼 미중간의 이견이 또 하나의 변수가 되고 있다. 중국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것을 대가로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로 한 이른바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와 함께 당사국으로 참여했다.
미국이 지난 해 이란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독자 제재를 복원하기로 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에 갈등이 생겼다. 중국은 당시의 합의를 계속 지켜가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올 3월 이란 산 원유를 하루 평균 61만 배럴씩 사들였다.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려면 원유 수입 선을 바꿔야하는데 그 과정에서 경제적 손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중국에 주요한 경제파트너인 만큼 함부로 관계를 단절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이 수입 선을 교체하지 않으면 미국으로서는 중국 금융회사들에 대한 제재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까지 제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지면 그동안의 무역협상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의 수배령에 따라 작년 12월 캐나다에서 체포됐을 때도 이와 유사한 갈등이 증폭됐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회피하고 이란과 거래하기 위해 은행들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란 산 원유수입을 둘러싼 논란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또 하나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