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무역협상이 시작됐다"다고 밝혔다. 양국의 고위 실무진들이 지난 주말 오사카에서의 두 정상 합의 직후부터 이미 새로운 무역협상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로버트하이저 무역대표와 중국의 류허 부총리 등이 조만간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가며 얼굴을 마주한 가운데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미·중 G20 오사카 담판에서 미국은 중국산 제품 추가 약 3천억 달러에 부과하려던 관세폭탄 투하를 연기했다. 트럼프대통령은 또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일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말해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에 화답하여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과 제조 상품 등을 더 사들이기로 했다. 무역전쟁 휴전합의와 협상 재개 분위기를 타고 뉴욕증시를 비롯하여 일본 증시 중국 상하이증시에서는 상승 랠리가 일어났다.
미·중 협상의 의제는 ▲중국에 진출하는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침해 ▲사이버 도둑질 ▲산업보조금 지급 ▲위안화 환율 조작 ▲농산물·서비스 시장 진입장벽 등이었다. 두 나라는 그중 대다수 의제에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뤘으나 기존 관세의 철회와 강제이행 체계에서 불거진 이견은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합의사항을 중국 법률에 반영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중국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이를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을 통해 추가 관세 계획을 중단하고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이나 의제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만큼 양국 간에는 아직도 타협하지 못한 사안이 많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두 정상이 협상 시한을 6개월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작정 합의가 늦어질 경우에는 시장의 피로감과 불안이 가증될 수도 있다. 6개월이라면 올해 말까지다. 적어도 올 하반기 중에는 미중 무역마찰로 인한 경제적 쇼크가 크게 노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 이후이다. 6개월 시간이 지나는 올해 말까지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내년에는 또 관세폭탄이 터질 수 있다. 더구나 2020년은 미국의 대선이 예정되어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이슈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 내년이 특히 우려되는 이유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