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양념에 재워둔 닭고기와 갖은 채소를 둥그렇고 커다란 무쇠 프라이팬에 넣고 매콤하게 구워 먹는 춘천의 명물 '닭갈비'가 일본에서 빅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그중 따끈따끈한 치즈가 쭉 늘어나 식욕을 자극하는 '치즈닭갈비'는 지난 몇 년간 일본인들의 인스타그램을 장악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때문에 일본의 치즈 소비량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18년 일본 국내 치즈 소비량은 2017년 대비 4% 증가한 35만2930t으로,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식에서 젊은이를 중심으로 치즈를 사용한 요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정에서도 와인 안주 등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정착된 것이 배경이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요리가 바로 '치즈닭갈비'다.
특히 일본의 치즈 소비량은 2015년도에 그동안의 최고치인 32만1096t을 기록한 후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한국 치즈닭갈비가 일본에서 인기를 끈 시기와 치즈 소비량의 증가 시기가 거의 일치한다. 물론 외식이나 편의점을 통해 피자용 치즈와 크림치즈의 수요가 증가하고, 치즈가 들어간 햄버거와 케이크 등의 인기가 높아진 것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치즈닭갈비는 'JC·JK 유행어 대상 2017' 뿐만 아니라, 요리 레시피 전문 사이트 대기업인 '쿡패드'가 발표한 2017년 '음식 트렌드 대상'에서도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일본 내 인기는 한국 춘천을 능가하고 있다. 바로 이점이 치즈닭갈비가 일본 치즈 소비량 증가의 일등공신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일본과 유럽연합(EU)의 경제연계협정(EPA)이 잇따라 발효되면서, 일본의 치즈 수입량은 대폭 증가하기 시작했다. 치즈의 본고장에서 생산된 정통 치즈가 저렴한 가격으로 유통됨으로써 소비를 이끌었으며, 동시에 치즈 닭갈비의 인기까지 가세하면서 일본의 치즈 소비 수준을 더욱 끌어올린 것이다.
치즈 소비의 증가로 매장과 음식점 등에는 전문 지식을 가진 인재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그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제조법과 특징, 먹는 방식에 정통한 '치즈 소믈리에'를 양성하는 NPO 법인 '치즈 프로페셔널 협회(도쿄)'에서 주최하는 자격시험에 응시하는 음식점 관계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치즈의 보존과 먹는 방법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치즈를) 제공하려고 생각하는 음식업자가 증가했다"고 협회 마스다 노리오(桝田規夫) 전무이사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