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가디언 "영어, 브렉시트 돼도 EU공용어 남을 가능성"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가 난항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더라도 남아있는 문제가 있다.
프랑스어, 독일어 등과 함께 EU 공식 실무 언어로 쓰이고 있는 영어도 공식 언어에서 빼야 하는지의 문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브렉시트가 결국 실현되면 영어가 공식 언어에서 제외되는 게 맞는 일이지만 그 일이 생각보다 쉽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문제에 대한 EU측 입장은 이미 개진된 적이 있다. 가디언은 폴란드 외교관 출신인 다누타 휘브너 유럽의회 헌정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16년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영어도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가디언은 영어가 EU 공식 언어에서 빠지는 일은 휘브너 위원장이 생각하는 만큼 간단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밝혔다.
사실 영어가 EU 차원의 공식 언어로 쓰인 역사는 짧다. 지난 1990년대까지는 프랑스어가 사실상 공식 언어 역할을 했으나 유럽공동체(EC)가 출범하면서 독일어, 이탈리어, 네덜란드어가 프랑스어와 아울러 공식 실무언어로 채택됐다.
하지만 회원국이 점차 늘어난 가운데 상당수 신규 회원국들이 영어를 제2외국어로 사용하는 문화권에 속했기 때문에 영어를 사용하는 회원국의 비중이 커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영어도 EU 공식 언어의 반열에 올랐던 것. 그 결과 현재 EU 회원국끼리 사용하는 공식 실무 언어는 24개나 된다.
문제는 지난 2016년 6월 채택된 EU 회원국 간 합의사항이다. 영어가 사실상 만국 공통어라는 점을 인정해 공식 언어를 퇴출시키는 문제는 유럽의회 의결을 거치되 만장일치로 결정키로 한 것.
가디언은 “영국이 쇠퇴하고 있는 나라임을 인정하더라도 여전히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모국어나 제2외국어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과 영국이 지는 대신 떠오른 미국이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EU가 영어를 퇴출시키는 일이 간단치는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