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핏은 지난 2일 버크셔 해서웨이 역사상 최초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연례 주주총회에서 이번 코로나19 폭락 장에서 대규모로 사들인 지분이 없다고 밝혀 시장을 놀래킨데 이어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미 4대 항공사 지분을 모두 팔아치웠다고 밝혀 투자자들을 다시 한 번 놀래켰다.
버크셔는 지분 매각으로 현금 자산이 1372억달러로 늘었다.
모틀리풀은 버핏의 이같은 공개는 더 이상 그 누구도 버핏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추측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버핏의 보수적인 1분기 접근은 버핏이 웰스파고를 어떻게 할지 궁금증도 불러 일으킨다.
버핏은 1990년에 웰스파고 지분을 사들여 쭉 보유해왔다. 웰스파고는 버핏의 '최애' 종목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버핏은 웰스파고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2016년 가짜 계좌 스캔들이 계기였다. 웰스파고 직원들이 가짜 계좌 200만개를 만든 것이 들통났었다.
버핏은 이미 작년 4분기에 웰스파고 지분을 약 15% 가까이 줄였다.
웰스파고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앞으로 수익성에서도 심각한 지장을 받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출액 가운데 상당액을 손실처리해야 할 전망인데다 UBS 애널리스트 사울 마르티네스에 따르면 2분기에 상당한 수익을 낼 부문이 존재하지 않는다.
2016년 가짜계좌 스캔들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제재에 나서 웰스파고의 자산이 1조9500억달러를 넘어서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웰스파고는 이때문에 추가 대출 여력이 없다. 제로금리 상황에서 낮은 대출금리를 보상하기 위해 박리다매에 나서야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연준은 코로나19에 따른 실업을 막기 위한 급여보호프로그램(PPP)에 웰스파고를 참여시키기는 했지만 이건 큰 돈이 되지 않을 뿐더러 대출 관련 비용도 모두 은행이 흡수해야 한다.
웰스파고와 달리 JP모건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등 다른 대형은행들은 순익이 급감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막대한 순익을 내고 있다.
1분기 순 예대마진은 대규모 대손상각에도 불구하고 작년 1분기에 비해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나 웰스파고는 순 예대마진이 1년전에 비해 10억달러 가까이 급감했다. 예대마진 외에 다른 수익 역시 경쟁사들에 비해 웰스파고는 크게 뒤처지고 있다.
웰스파고는 여기에 더해 앞으로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는 대손상각 규모도 경쟁사들에 비해 훨씬 적게 잡고 있다. 경기침체가 급속히 진행돼 부실대출이 급증할 경우 예상보다 훨씬 더 큰 대손에 맞닥트릴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JP모건이 전체 대출의 2.32%, 시티그룹이 2.91%, BofA도 1.51%를 대손처리한 반면 웰스파고는 JP모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19%만을 부실채권화 할 가능성이 높은 대출로 잡았다.
BofA, JP모건, 시티그룹 등이 약 30억~40억달러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아둔 반면 웰스파고는 고작 13억달러만을 대손충당금으로 떼어놓았을 뿐이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으로 상황이 악화하면 웰스파고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임을 시사한다.
모틀리풀은 그러나 이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버핏이 웰스파고 주식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웰스파고가 여전히 강점이 있는데 주당 약 26달러 수준에서 지금 버핏이 매각하면 그동안 웰스파고 투자로 거둔 수익의 상당분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2일 주총에서 은행업종에 지금 당장은 어떤 특별한 문제도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모틀리풀은 버핏이 혹시 웰스파고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일부만을 팔 것으로 전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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