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급속한 성장으로 각종 도시문제를 겪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신남방 국가들은 '스마트 시티(Smart City)'나 '신(新)도시 조성'을 해법으로 여기고, 우리나라의 세종특별자치시나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례에서 보여준 '한국형 도시' 인프라개발의 노하우를 전수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편집자 주>
지난해 말 글로벌사업본부 신설을 계기로 본격적인 해외사업 활동에 나선 LH는 수도(首都) 이전 사업을 준비 중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에서 신도시 건설사업과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북쪽으로 10㎞ 거리에 2.25㎢(약 68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산업단지로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개최했으며, 오는 2024년까지 완공과 함께 분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약 700억 원 규모의 우리나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유상차관까지 투입돼 산업단지 진입도로, 전력, 상수도 등 공단주변 인프라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국내기업 참여를 조건으로 하는 구속성 방식(Tied-loan)으로 차관계약을 맺었고, 산업단지 개발사업 참여기업도 한국과 미얀마 기업만으로 제한해 국내 기업의 진출 기회를 넓혔다.
LH는 미얀마에서 또다른 대형 프로젝트인 '달라 신도시' 조성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가 양곤 남부에 위치한 달라(Dala) 지역에 한국의 분당·일산과 같은 한국형 신도시를 개발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해 시작된 달라 신도시 사업은 중국과 일본이 독식해 오던 미얀마 개발 수주 경쟁에 한국이 뛰어들어 두 나라를 따돌렸다는 점에서 '한국형 신도시(K-시티) 수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H는 베트남에서 산업단지 중심으로 해외 인프라건설에 주력하고 있다. LH의 베트남 인프라 대표사업은 '흥옌성(省) 경제협력 산업단지 조성', '하노이 사회주택 개발사업'이다.
흥옌성 경협산단은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남동쪽 30㎞ 지점에 1.4㎢ 면적으로 건설될 프로젝트로 LH는 첨단 통신네트워크 설비 등 한국형 스마트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입주기업의 공장설립과 같은 인허가, 금융, 법률 상담을 일괄 지원하는 한국형 산업단지를 조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하노이 사회주택 개발사업도 하노이 자람현에 약 60만㎡ 규모로 사회주택과 상업주택을 짓는 도시·주택건설 패키지사업으로, 스마트홈 기술을 적용하고 국내기업의 진출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LH의 신남방 지역 최대 규모 신도시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약 330억 달러(약 39조 50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높은 인구밀도와 대기오염, 해수면 상승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현재의 수도 자카르타를 대신할 신수도로 동쪽에 있는 보루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주(州) 발리파판 외곽지역으로 옮기는 계획을 발표하고 사업 준비에 나섰다.
연초에 닥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다급해진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수도 건설 예산을 모두 의료시설 건설 등 보건의료 분야로 쏟아붓고 있지만, 당초 계획대로 오는 2024년까지 수도 이전 1단계 사업이 차질없이 완료되면 약 560㎢ 면적에 150만 명이 거주하는 신수도가 탄생할 전망이다.
지난 2월 LH는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사업의 자문을 담당할 협력관을 현지에 파견했고,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K-시티 네트워크' 사업의 하나로 선정해 계획수립 노하우 전수, 관계자 초청연수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LH는 말레이시아에서 코타키나발루 스마트 시티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타키나발루는 연간 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 휴양지이며, 코타키나발루가 위치한 사바 주(州)는 아세안의 주요 산유지역이기도 하다.
LH는 이같은 산업 특성을 지닌 코타키나발루에 관광, 교육, 산업이 융화된 스마트시티 개발 구상을 완성했고, 지난해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 말레이시아 정부와 스마트시티 개발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얀마 산업단지, 한국기업 진출·현지 일자리창출로 호혜 상생”
[미니 인터뷰] 곽환건 LH 미얀마사업단장
"한-미얀마 사업은 두 나라 정부의 호혜와 신뢰를 바탕으로 시작돼 LH는 우리 정부의 '신남방 정책 첨병'을 맡아 미얀마 정부와 손잡고 현지합작법인 '한-미얀마 산업단지(KMIC)'를 설립했다."
미얀마 산업단지 프로젝트 담당 부서인 LH 미얀마사업단의 곽환건 단장은 현재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설계용역 진행 등 사업이 본격 추진 중이며, 새로 추진 중인 '달라 신도시' 개발사업에도 사업성 분석 용역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MIC는 LH 40%, 미얀마 정부 40%, 국내 의류 전문회사 글로벌세아㈜ 20% 공동출자로 구성돼 있으며, LH 미얀마사업단은 KMIC 주도로 산업단지·도시개발 2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곽 단장은 "지난해 9월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에 문 대통령과 한국기업인, 교민 외에 우 민쉐 미얀마 부통령과 미얀마 정부 관계자, 미얀마 국민 500명이 참석하는 등 한-미얀마 산업단지는 현지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미얀마 사회의 반응을 소개했다.
특히, 미얀마 정부와 국민들이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섬유·봉제 분야 한국기업 진출로 미얀마에 일자리 창출 등 두 나라의 경제성장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곽 단장은 전했다.
코로나19 전지구적 확산으로 미얀마 현지사업에서 겪는 어려움과 극복 노력과 관련, LH는 현재 한-미얀마 산업단지에서 설계용역을 진행중인 상황이지만 코로나19로 설계 관련 담당자가 현지 조사를 실행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곽 단장은 "코로나19 상황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한-미얀마 현지 화상회의, 현지 용역업체 활용 등 다각도로 대응 방안을 모색하며 산업단지 사업 추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