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서방 5개국 기밀 정보 공유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다섯 개의 눈)'가 중국과 무역, 기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등을 놓고 전방위적 갈등 양상을 빚는 가운데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미국의 연합 노력은 이전부터 있어왔는데 공동으로 취한 조치들은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이에 중국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 물품 수입을 중단하고, 중국에서 마약 밀수 혐의를 받는 캐나다인 2명에 사형선고를 내렸다.
미국은 또한 중국과의 기술 및 과학 교류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는데,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 작업에 착수하자 중국인 유학생과 국영 매체 언론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 기준을 강화하고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발생지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자 중국은 수입 제한으로 보복했다.
중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미국 주장에 적극 동의하면서 대중 강경책을 견지하는 호주에 압력을 가하고자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호주산 보리에 추가관세를 부과하는가 하면 중국 학생에 유학 자제를 권고했다.
영국은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홍콩 주민의 영국 시민권 취득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했다. 영국이 검토 중인 대상은 지난 1997년 홍콩 반환 전 영국 정부가 발급한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보유하고 있는 31만4000명이 될 전망이다.
전략지정학 자문사 텐진 컨설팅의 조지나 다우너(Georgina Downer) 대표는 "파이브 아이즈가 중국에 맞서 공동 행동을 취할 조짐이 분명하다"며 "홍콩 및 전략물자 경제담화에 공동성명을 신속히 발표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너 대표는 "5G에 대한 영국의 정책 변화와 5G 기술에 대한 협력을 위해 민주주의 국가들의 D10을 설립하기로 한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의 합의는 중국의 공격적인 외교가 어떻게 중국의 중요한 인프라 투자에 대한 전략적인 사고를 빠르게 조정했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좋은 예"라며 "다양한 가치관과 전략적 사고를 가진 국가들이 경제협력에 집중하기 위해 파이브 아이즈 사이에서 훨씬 더 개방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외국어학 대학의 호주 연구 센터의 리량준(Li Lianjun)은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의 대중국 대응에 대한 협력을 위해 주요 7개국(G7)이 협력하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말로 예정됐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9월 이후로 연기하고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하고 싶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핵심축인 한국 호주 인도를 포함시켜 중국을 더 강하게 압박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모리슨 정상회의를 9월 이후로 연기하고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하고 싶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핵심축인 한국 호주 인도를 포함시켜 중국을 더 강하게 압박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또한 호주 시드니 라디오 방송국 GB와 인터뷰에서 중국 교육부가 지난 9일 호주 유학 위험을 경고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협박으로 호주가 그동안 추구해온 가치관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국립대 국제안보정보학 존 블랙스랜드 교수는 '늑대 전사' 스타일의 중국 외교가 파이브 아이즈 동맹을 더욱 견고하게 하고 있는데 "중국의 위협적 외교전략이 정말로 역효과를 내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장관들과 정부 기관들 사이에 소위 '파이브 아이즈'라는 협력을 공공연히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대학 미국문제 전문가인 시인홍은 '파이브 아이즈'의 압력은 이미 경제전선에서 고전하고 있던 중국의 발전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