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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베트남 석탄사업 참여 저울질' 삼성물산, 해외반대에 삼성증권 전철밟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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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베트남 석탄사업 참여 저울질' 삼성물산, 해외반대에 삼성증권 전철밟을까

英·노르웨이 투자운용사 "한전 주도 '붕앙 2호기' 화력발전 참여 말라" 촉구
외신 "지분 적지만 '온난화 초래 반대' 국제 경제계 움직임 확산에 부담 작용"
삼성 "현재 검토 단계...한전 이사회 승인여부 따라 시공사 참여도 결정날 것"

환경단체 회원이 삼성의 석탄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영국 건설전문매채 '글로벌컨스트럭션리뷰' 이미지 확대보기
환경단체 회원이 삼성의 석탄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영국 건설전문매채 '글로벌컨스트럭션리뷰'
한국전력이 수주한 베트남 붕앙(Vung Ang) 2호기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시공사로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삼성물산에 국내외 환경단체에 이어 글로벌 투자사까지 합세해 참여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서 삼성물산이 최종 결정을 어떻게 내릴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캐나다 뉴스채널 BNN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 최대 기업연금운용사 '리걸앤드제너럴 그룹(Legal&General Group)'의 투자관리 자회사와 노르웨이의 KLP, 노르디아 뱅크(Nordea Bank)는 베트남 붕앙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삼성물산이 참여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외신은 리걸앤드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지속가능투자부문 책임자인 메리암 오미의 말을 인용해 "베트남 붕앙 2호기 프로젝트는 환경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며, 우리는 삼성물산에게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BNN블룸버그는 리걸앤드제너럴 그룹이 삼성물산 지분 0.02%를, KLP와 노르디아 뱅크는 각각 0.01%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 회사가 삼성물산 경영에 미칠 영향력은 매우 미미하다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이같은 공개적인 압력 행사는 기후온난화 방지를 위해 화석연료사업 참여 기업들에 대응하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보편적인 전략이 될 것이란 점에서 삼성물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외신은 내다봤다.
외신은 최근 들어 부쩍 한국의 해외석탄사업 투자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특히, 한국 문재인 정부가 '그린 뉴딜'을 표방하며 저탄소 전력생산 확대와 녹색산업 육성을 위해 350억 달러(약 41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한국 내에서 석탄사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고 소개했다.

또한, 지난 6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은 한전에게 베트남 붕앙 2호기 석탄화력발전사업을 포함한 한전의 석탄사업 투자에 명확한 전략적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해외 환경단체들도 지난달 21~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영국 런던 옥스포드 스트리트에 있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매장 앞에서 삼성물산의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사업 참여를 반대하는 시위를 잇따라 벌였다.

앞서 환경단체들은 지난 6월 호주 퀸즐랜드 아다니 애봇 포인트(Adani Abbot Point) 석탄 항만시설사업에 투자한 삼성증권을 겨냥해 호주를 비롯해 해외 곳곳에서 반대 시위와 삼성전자 제품 불매운동을 펼친 끝에 삼성증권으로부터 향후 금융지원 중단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에 고무된 환경단체들은 베트남 붕앙 석탄화력발전사업 관련 삼성물산을 다음 목표로 삼고 참여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한전은 22억 4000만 달러(약 2조 6500억 원) 규모인 붕앙 2호기 석탄발전사업에 지분 40% 확보를 위해 이사회 승인 절차를 밟고 있지만, 지난달 28일 열린 한전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6월 한전 이사회는 투자자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도네시아 자바(Jawa) 9·10호기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승인했다.

당시 한전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석탄발전 사업이 엄격한 국제 환경기준을 준수하고 있으며, 사업타당성 조사결과에서도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업 승인 강행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건설업계는 붕앙 석탄화력발전사업 참여를 놓고 환경단체와 해외 투자자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결국 삼성물산이 붕앙2호기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을 맡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당사자인 삼성물산은 붕앙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는 기본입장만 내비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어차피 한전에서 이사회를 통해 붕앙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시공사들 참여 여부도 결정된다"면서 한전의 입장이 우선순위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전 관계자는 1일 "지난달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베트남 붕앙 석탄화력발전 사업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것은 맞다"고 언급한 뒤 "그러나 언제 이 안건이 상정될 지는 현재로선 예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한전이 사업 추진 여부를 계속 미룰 수는 없기에 빠르면 이달 말께 한전 이사회가 열려 승인 가부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