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셰일자산 인수기업, 코로나19 위기로 대박꿈 깨지고 산산조각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5

[글로벌-Biz 24] 셰일자산 인수기업, 코로나19 위기로 대박꿈 깨지고 산산조각

2차 셰일가스붐 시 인수자산 1560억달러이상
'부의 유산' 전락…150개사 추가도산과 자산투매

미국 텍사스주 가스전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가스전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의 2차 셰일가스붐 시기(2016~2019년)에 미국 석유·가스기업들의 셰일가스기업과 토지에 대한 매수 투자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히려 부의 유산으로 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차 셰일붐 당시 이들 기업들이 투자한 셰일기업과 토지매수액은 모두 1560억 달러(약 184조 원)를 넘어섰으나 현재로서는 매수자산의 대부분이 당시 가격을 밑돌고 있다.

◇ 150개사 추가 도산 전망


희망의 빛은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갑자기 발생해 세계경제활동을 멈춘게 한 코로나19 위기에 의해 세계 에너지 수요는 너무 단기간에 역사적인 급감상황에 휩말려 에너지업계는 지금도 여전히 그 충격과 고군분투중인 상황에 놓여있다. 석유기업들은 기업매수는커녕 비용을 절감하면서 현금확보와 생존도모에 필사적이다.

결국 가치가 하락한 자산을 살 자금력과 의욕을 함께 가진 기업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독립계 에너지조사기업 라이스타트 에너지(Rystad Energy)에 따르면 원유가격이 현재 수준 가까이에서 움직일 경우 2022년말까지 북미의 석유·가스생산기업 150개사가 앞으로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셰일혁명에 따라 미국은 세계 최대의 원유생산국이 됐으며 피크시의 생산량은 하루 1200만배럴을 넘어섰다. 생산 증가는 몇 번이고 예상을 웃돌았지만 투자 회수는 예상을 넘어선 사례가 더물었다.

◇ 세계에 흘러넘치는 에너지 재고

에너지조사기업 우드 맥켄지(Wood Mackenzie)에 따르면 2차 셰일 붐 시기에 이루어진 셰일관련 토지매수 및 인수합병(M&A) 규모 상위 50건중 적어도 31건은 북해 브레트유의 선물가격이 현수준보다 5달러 높은 1배럴당 50달러 이상이 아니면 손실을 보는 구조다.

생산량은 이미 하루 100만배렬 이상 줄어들었으며 또다른 한편으로는 가격의 지속적 상승을 예상할 수 있는 호재도 부족하다. 에너지 재고는 오히려 전세계적으로 흘러넘치고 있으며 봉쇄조치 완화후도 에너지수요 회복의 움직임은 느리다.

투자자들은 에너지 주식을 꺼리고 있다. 미국 S&P500지수가 이번달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S&P에너지지수는 연초부터 40%나 급락하고 있다.

영국의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미국 옥시덴탈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 등 대형 석유기업이 근래 요란하게 매수한 셰일자산은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BP와 영란계 로얄더치셸 등은 매수자산의 상정가격을 하향조정했다. 셰일자산에의 대규모 투자도박이 결실을 맺을 것 같지 않은 사실을 인정한 모양새다.

옥시덴탈은 지난해 5월 미국세브론에 낙찰에서 이겨 미국 아나다코 페트롤리엄(Anadarko Petroleum)을 380억 달러에 매수했다. 이는 미국 최대 셰일석유산지인 텍사스주 서부와 뉴멕시코주 동남부에 걸쳐있는 퍼미안(Permian)분지의 대규모 성장을 노린 투자도박이었다. 매수는 발표됐을 당시 매수후의 기업가치는 합쳐 약 800억 달러로 평가됐지만 현재로는 겨우 121억 달러로 곤두박질쳤다.

◇ 보이지 않는 출구-자산 투매도


짐이 된 자산과 토지를 안은 기업들로서는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옥시덴탈 등 일부기업은 자산을 팔아 채무상환에 충당하려고 하고 있지만 매수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손실을 각오하고 자산을 차분하지 않을 수 없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각액수가 적지만 매각된 건수도 있다. 이중 최대 매각사례는 쉐브론이 미국 노블 에너지(Noble Energy)를 부채를 포함해 130억 달러에 매수한 것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이같은 대형매각사례는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다.

옥시덴탈은 최근 360억 달러의 부채를 어쨌든 줄이기 위해 콜로라도, 유타주의 자산을 매각할 방침을 나타냈다.

투자은행 칼 막스 어드바이저의 매니징디럭터 브록 허드슨씨는 “(기업은) 실제로 채굴해서 이익을 내는 실질자산이 아니라 성장성에 너무 주목했다. 지금 현 상황을 보면 너무 높은 금액을 지불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후반기에는 석유기업의 파산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로펌인 헤인즈앤분(Haynes & Boone)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파산신청을 한 석유·가스기업은 32개사다. 이에 앞서 지난 2014년 석유가격 급락으로 2015~16년에 100개사가 파산신청을 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