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분기 성장률이 연율 33.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33.1% 라는 성장률은 미국 정부가 1947년 관련 통계를 처음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미국 처럼 경제 덩치가 큰 나라에서 33.1%라는 성장률은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할 수도 있는 엄청난 성장률이다. 역사상 이전의 최고 기록은 1950년 1분기 중 16.7% 였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성장률 발표이후 큰 폭으로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치적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말로 미국 경제가 폭풍 성장을 한 것일까?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기저효과라는 통계적 착시 현상을 감안해 볼 필요가 있다. 기저효과란 영어 경제학 교과서에는 흔히 'Base Effect'로 표현된다. 비교의 기준이 되는 바탕의 수치가 낮아 실제보다 과대 평가될 때 주로 쓰는 말이다. 경제학에서 증가율을 구할때는 시점 간 지표를 비교한다. 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변화율을 구하는 것이다. 이 때 비교시점의 수치가 특별한 요인으로 인해 지나치게 축소되었 있었을 경우 이를 기초로 한 변화율에 왜곡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기저효과라고 부른다.
이 기조효과 때문에 똑같은 지표를 놓고도 해석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미국 대선 유세가 한창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도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급반등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미국 상무부가 3분기 성장률을 33.1% 급등으로 발표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축 트윗을 올렸다. 이 트윗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높고 좋은 것"이라며 "내년은 더 환상적일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바이든 후보를 적시하면서 "'졸린 조'(Sleepy Joe)와 그가 제안한 기록적인 증세는 이 모두를 끝장낼 것"이라고 혹평했다. GDP 집계치가 코로나19 타격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위터 글에서 "우리는 여전히 깊은 수렁에 빠져있다"며 3분기 성장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실패로 인해 아직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K'자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이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를 전진시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분기 GDP가 증가했지만 음식을 무료로 주는 푸드뱅크 방문자는 줄지 않았으며 빈곤도 커졌다"며 "도널드 트럼프는 허버트 후버 대통령 이래 취임 때보다 더 적은 일자리를 남긴 첫 대통령의 궤도에 올랐다"고 공격했다. 같은 수치를 놓고도 정반대의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