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위한 여행규제 피로 누적에다 백신 접종에 따른 코로나 이전 복귀 기대감 확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인구이동이 급격히 줄면서 미국 국내선 기준으로 최저가가 한때 30달러(약 3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던 항공권 가격이 최근 들어 꿈틀거리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여행 규제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강력한 조치로 무려 1년간 꼼짝달싹 못한 여행 소비자들의 스트레스가 임계점에 달한 데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차츰 올라가면서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여행을 재개하거나 준비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항이용객, 여행 관련 온라인 검색 모두 증가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국내선 항공권 가격이 뚜렷한 회복세를 맞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연방교통안전청(TSA)이 미국내 공항에서 운영하는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인원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1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3~4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공항이용객이 지난해 여름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끝에 지난달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행 검색엔진 카약에서 여름 여행 계획과 관련해 단어를 검색한 결과를 보더라도 지난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뒤 검색량이 매주 27%씩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내 100대 명소를 검색한 결과도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매달 7%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국내선 최저가 회복세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눈에 띄게 늘고 온라인 검색이 크게 늘었다는 것은 항공여행 수요가 완연한 회복 국면을 맞았음을 뜻한다.
한때 30달러선까지 추락했던 미국 국내선 최저가는 이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항공산업 컨설팅업체 해럴어소시에이츠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국내선 최저가는 지난 15일 기준으로 59달러(약 6만7000원) 선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9년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26% 낮은 수준이지만 전주 대비 6% 오른 가격이다.
지난 15일 현재 제값을 내는 일반 여행용 항공권 가격은 전주 대비 5% 오른 187달러(약 21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오히려 9% 가까이 오른 것이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JP모건의 항공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내선 항공권 가격이 오름세를 맞았다”면서 “아직도 저가 항공권을 구할 수는 있지만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어 마음 먹고 검색하지 않으면 구하는게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항공업계서도 기대감
항공업계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확인되고 있다.
미국 주요 항공업체들의 모임인 미국항공운송협회(A4A)가 지난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부터 여름시즌까지 사용될 예매 항공권이 지난해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인한 여행 규제가 아직 풀리지 않은 상황이라 미국 업계가 이번 분기에도 매일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3대 항공사에 속하는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의 총수들은 예매가 상승세를 지속한다면 봄 이후부터는 현금 고갈 상태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고 CNBC는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