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과 스플래쉬 등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가 이날 오전 7시40분쯤 수에즈 운하 북쪽에서 가로로 멈춰섰다. 이 때문에 운하를 오가는 길이 모두 막혀버렸다. 에버기븐호는 중국 선전항을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가는 중이었다.
에버기븐호는 길이 399.94m, 너비 59m,재화중량 19만9692t의 컨테이너선으로 컨테이너 2만388개를 실을 수 있다. 2018년 건조된 이 선박은 파나마 선적에 파나마 깃발을 달고 다닌다. 일본 이마바리 조선이 건조한 이 선박의 소유주는 일본 쇼에이 기센이며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이 용선해 사용하고 있다.
에버기븐호는 수에즈 운하 152년 역사에서 좌초한 가장 큰 선박이다.
수에즈 운하를 관리하는 이집트 당국은 운하 둑에 처박인 구상 선수를 파내고 있으며 배를 끌어낼 가용가능한 예인선을 전부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국자는 AP통신에 "이번 사고는 시속 50km에 이르는 강풍 탓"이라면서 "배를 치우는 데 최소 이틀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해운물류회사 GAC는 에버 기븐호가 홍해에서 지중해 쪽으로 북상하던 중 정전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현재 100여척의 통행이 지연되고 있지만 사고 수습 기간에 따라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등 최대 수백 척이 이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의 에너지 시장 정보 업체 보텍사(Vortexa)는 약 1300만 배럴의 원유를 운송하는 유조선 10척의 운항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본다.보텍사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를 통해 원유를 수출하는 3대 산유국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로 올들어 지금까지 각각 하루평균 54만6000배럴,41만 배럴, 4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 이에 따라 수에즈운하가 다시 개통되지 않으면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서 유럽으로 가는 우회 운송을 해야 하는 만큼 원유와 가스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 ,유조선 운송료 상승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