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23일 도쿄하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나루히토 일왕이 올림픽 개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될까 우려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등 외신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 황실청의 야스히코 니시무라 행정관은 "일반 국민들의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천황(일왕)이 올림픽 개최가 코로나19 감염자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이 재확산되는 와중에 나왔다.
이같이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가토 가쓰노부 내각 관방장관은 황실청에 더 자세한 입장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실청의 이번 입장 표명에 대해 니시무라 행정관의 개인 차원의 의견 피력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일왕이 된 나루히토는 올림픽 명예후원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상징적인 존재여서 정치적 결정권을 갖고 있지는 않다.
도쿄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선수와 관계자들을 위한 코로나19 검사와 방역을 철저하게 해 올림픽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세계 여러나라의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쿄올림픽를 계기로 약 6만 명의 외국인이 일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은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최근 일본에 입국한 우간다 올림픽 선발대에서 2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지역 비상사태를 해제했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23일 일본에서 발생한 감염자는 1775명으로 일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최근 입장객 전체 정원의 50% 범위 내에서 일본 관중의 경기 관람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조직위는 또한 일각에서 경기장 내 음주가 위험한 행동을 조장하고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애초 허용하기로 했던 주류 판매 계획도 철회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감염 확산의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사람들이 올림픽 경기를 보기 위해 단체로 모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공공장소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려는 계획을 백지화했다.
애초 지난해 예정됐던 도쿄올림픽은 한 차례 연기됐지만, 여전히 일본 국민들은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여론을 보이고 있다.
교도통신이 지난 주말 실시한 전국 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86%가 올림픽이 개최되면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