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가능인구는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연령의 인구로 미국에서는 16세에서 64세 사이를 일컫는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0.1% 감소
3일(현지시간) USA투데이가 입수한 미국 인구조사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전년 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노동시장 참여율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도 16세 이상 경제활동인구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지난 2010년 64.4%에서 지난 2019년 63.6%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미국 생산가능인구의 전반적인 감소 추세를 뒷받침했다.
반대로 생산가능인구가 아닌 65세 이상 노령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3.1%에서 2019년 16.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산업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돌봄을 받아야 하는 인구는 늘어나는 추세가 확인됐다.
USA투데이는 “큰 폭의 감소는 아니지만 지난 수십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던 생산가능인구가 인구조사국이 통계를 작성한 이래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사건”이라고 전했다.
◇왜 감소했나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지난 2019년 정체 국면을 보이다 2020년 들어 감소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복잡다단한 배경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USA투데이는 이민자가 대폭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저조한 출산율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이같은 추세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미국 굴지의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불법으로 입국한 경우를 포함해 미국에 유입된 이민자는 4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의 경우 50만명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는 2016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붐 세대’가 나이가 들면서 노동시장에서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도 생산가능인구의 또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16세와 64세 사이의 인구 자체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망자 발생으로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일시적인 현상일까
USA투데이는 지난해 처음으로 가시화된 생산인구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것인지, 지속적인 현상으로 이어질 것인지, 코로나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후에도 계속될 것인지가 앞으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USA투데이는 “설사 생산가능인구가 코로나 사태가 물러난 뒤에 플러스로 돌아서더라도 그 속도는 거북이 걸음에 가까울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지배적이다.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확실한 인구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이 인력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경제 성장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신규 근로자가 안정적으로 유입되지 않는 환경에서 경제 구조는 구조적으로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다만 근로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유리해지는 측면도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하기 때문이고 이는 결국 고용시장에서 사용자에 대한 구직자의 교섭력이 강화됨을 뜻하기 때문이다.
◇저학력자 몰려 있는 업종 중심 구인난 지속 우려
물론 고용을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불리하다. 고용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인력이 적든 많은 감소하는 상황이 기약없이 계속되면 임금 인상의 압박을 일상적으로 받을 수 밖에 없어서다.
USA투데이는 “실제로 시간당 임금을 보면 올해 미국 전국적으로 평균 시급이 지난해보다 3.6%나 오른 상황”이라면서 “이는 코로나 사태 전에도 흔하지 않았던 일”이라고 전했다.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의 개드 레바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주축은 저학력자들이라면서 이들이 몰려 있는 제조업, 건설업, 소매업, 외식업, 숙박업 등에서 심각한 구인난을 겪는 일이 되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생산인구감소는 특히 저학력 근로자들 사이에서 뚜렷하다”면서 “베이비 붐 세대까지 대거 은퇴하는 가운데 고학력 근로자들이 빠르게 빈 차리를 채우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블루칼라 근로자를 구하는 일이 점점 어려월 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