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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소리소문 없이 '국제 항공화물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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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소리소문 없이 '국제 항공화물 시장' 진출

아마존 프라임에어 소속 화물기. 사진=아마존이미지 확대보기
아마존 프라임에어 소속 화물기. 사진=아마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에서 구매한 제품은 당연히 아마존에서 자체 물류망을 통해 직접 배송해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크게 늘어나는 주문량에 맞춰 자체 물류망을 확충해온 결과 아마존이 다른 생각을 먹기 시작했다.

특 늘어나는 해외배송 물량에 맞춰 늘려온 아마존 전용 화물기를 자가 고객을 위한 배송 업무에만 쓰는 것은 효율적인 자원 활용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동안 항공 물류 자회사인 아마존 에어(옛 아마존 프라임에어)에 대한 투자를 야심차게 늘려온 아마존이 UPS, 페덱스 등이 꽉 잡고 있는 글로벌 항공운송 시장에 소리 소문 없이 진출했다고 CN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PS, 페덱스에 도전장


이는 아마존이 아닌 다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한 소비자를 위한 항공특송 서비스에 뛰어들었다는 뜻이다. 국제 항공특송업계의 양대 산맥인 UPS와 페덱스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아마존에 판매업체 실적 조사 업무를 담당했고 현재 전자상거래 컨설팅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크리스 맥케이브는 CNBC와 인터뷰에서 “아마존이 모든 지역에 배달 서비스를 하는 미국 우정청(USPS)의 역할을 떠맡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마존는 항공운송 업무를 담당하는 계열사 아마존 프라임에어를 지난 2015년 설립했고 지난 2017년 사명을 아마존 에어로 변경한 이후 꾸준히 투자를 늘려온 결과 현재 아마존 에어가 보유한 화물기는 73기에 이른다.

이에 따라 아마존 에어 소속 화물기의 취항지역도 꾸준히 늘어 총 50여곳의 취항지 가운데 독일, 영국, 폴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푸에르토리코 등 외국에도 현재 화물을 실어나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아마존이 하루 164편의 항공편을 운행하고 있어 항공사를 방불케 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아마존 에어가 페덱스, UPS 등 기존 항공물류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에어가 보유한 화물기는 페덱스의 468대, UPS의 283대에는 아직 크게 못미치는 규모지만 아마존이 국제 항공화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은 규모로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전했다.

◇기존 항공화물업체들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할 듯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2014년부터 자사의 항공운송 인프라를 원점부터 재구축하기 시작한 이래 지난달 미국 켄터키주에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를 들여 아마존 에어 허브를 구축하는 등 국제 항공운송 물류 시스템을 대폭 확충하고 있는 중이다.

SJ 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아마존이 이처럼 항공운송 인프라를 늘린 결과 지난 2019년 50%에 미치지 못했던 아마존의 전체 배송물량 대비 자체 소화 물량은 현재 70%를 넘어선 상황이다.

아마존은 이미 해외 지역의 경우 영국을 중심으로 항공물류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아마존은 ‘물류도 서비스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국제 항공운송 서비스 시장을 본격적으로 노크하고 있고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이같은 사업전략을 올해 안에 미국 시장에서도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은 USPS의 위탁배송 업무를 아마존 에어 화물기를 이용해 처리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그러나 UPS나 페덱스가 제공하는 서비스와는 차별화시키는 방향으로 항공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닝스타의 댄 로마노프 아마존 담당 애널리스트는 “제품의 성격이나 배송지역에 관계 없이 항공운송 화물을 취급하는 방식보다는 아마존이 배송 물품의 성격과 배송지역을 선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