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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英 브렉시트 강행 여파, 수출 전선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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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英 브렉시트 강행 여파, 수출 전선 빨간불

브렉시트 강행 계기로 독일 주요 교역국 명단서 밀려나

독일 연방통계청(FSO) 홈페이지. 사진=FSO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연방통계청(FSO) 홈페이지. 사진=FSO

영국 보수당 정부가 강행한 브렉시트가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도 논란을 빚은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유로존이라는 경제 블럭에서 벗어나는 조치였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많다는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실제로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를 밀어붙인 여파가 영국의 대외 교역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가 독일 연방통계청(FSO)이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독일 10대 교역국서 영국 빠져


로이터는 유럽 최대 경제강국 독일의 대외 교역 대상에 변화가 일어난 것을 근거로 이같이 보도했다.
FSO 자료에 따르면 영국이 독일의 10대 교역 대상국 명단에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FSO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독일이 영국에서 수입한 물품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190억달러(약 22조2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독일의 대 영국 수출액은 2.3%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영국에 대한 수입과 수출이 모두 줄어들면서 두나라간 상호 교역량도 2.3% 감소해 영국은 독일의 10대 교역 대상국 지위에서 벗어나 11위로 떨어졌다. 브렉시트를 강행하기 전 영국의 순위는 5위였다.

로이터는 “영국이 지난해말 브렉시트를 강행해 무역 장벽을 높인 이후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상당수 기업들이 영국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결과가 이제 확인된 것”이라면서 “영국이 독일의 주요 교역국 대상에 빠진 것은 지난 195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실제로 독일 도매무역업연합회(BGA)가 지난해 12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5곳 가운데 1곳에서 영국의 거래업체를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상공회의소의 미카엘 슈미트 회장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이런 추세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영국 협력업체와 거래를 중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제 발에 총 쏜 격


독일의 주요 대상국에서 영국이 밀려나기 시작한 것은 영국 경제가 브렉시트를 계기로 왜소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독일 키엘 세계경제연구소(IfW)의 가브리엘 펠베르마이어 소장은 “유로존 국가들의 대외 교역에서 영국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라면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현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지난 1분기 동안 독일의 영국산 농산물 수입이 80% 이상이나 급감하고 의약품 수입도 절반 가까이 감소한 사실에 주목했다.

펠베르마이어 소장은 “영국은 EU 통합 경제권에서 이탈했기 때문에 독일 기업 입장에서는 완전한 외국”이라면서 “치즈 하나를 거래하더라도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장벽이 새로 생겨 중소기업들이 이런 부담을 안고 교역을 지속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심각하게 사정이 어려워진 쪽은 영국 기업들이다. 거래가 끊기기 시작한 나라가 유럽에서 독일에 그치는 것도 아닐뿐 아니라 유럽 이외의 나라들에 대한 수출에도 짙은 먹구름이 낀 상황이기 때문.

펠베르마이어 소장은 “영국 중소기업들 입장에서는 자기 발에 총을 쏴 전세계 수출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판국”라고 비유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