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주주총회에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는 머스크가 지난 2003년 테슬라를 창업하면서 둥지를 튼 곳으로 미국 IT산업의 메카 실리콘밸리 중심에 있는 팔로알토에 테슬라 본사를 둔 가운데 팔로알토에서 27km 떨어진 프리몬트에서 테슬라 전기차 조립공장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공식적인 이유 외에 머스크의 개인적인 감정도 테슬라의 본사 이전에 작용한 것으로 드러나 이목을 끌고 있다.
◇로레나 곤잘레스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유력 일간 SF게이트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8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그가 본거지 전체를 캘리포니아에서 옮기고 싶을 정도로 정나미가 떨어지게 만든 정치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머스크는 이 트윗에서 테슬라가 본거지를 텍사스주로 이전하게 된 배경에는 자신에 대한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의 자극적인 발언도 한몫을 했음을 시사했다. 그가 언급한 문제의 정치인은 바로 캘리포니아 주의회의 민주당 소속 로레나 곤잘레스 의원으로 확인됐다.
머스크는 테스마니안닷컴이라는 테슬라 전문 블로그에서 이날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주의회 소속 여성 의원의 노골적인 압박에 따라 텍사스주로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자 ‘정확히 맞는 얘기’라고 댓글을 올리는 형식으로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무슨 일 있었나
곤잘레스 의원이 머스크를 상대로 노골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발언이 나왔을 당시부터 이미 논란이 돼 주요 외신에서도 다룬 적이 있을 정도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곤잘레스 의원은 지난해 10월 하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망할놈의 일론 머스크”라는 욕설을 날렸다.
당시 캘리포니아 보건당국이 코로나 방역 차원에서 프리몬트 공장의 조업을 금지했으나 머스크는 이에 맞서 프리몬트 공장의 가동을 강행했고 이 과정에서 머스크는 캘리포니아 보건당국의 조치가 '파쇼'에 가까운 일방적인 조치라며 차라리 텍사스주로 본거지를 옮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머스크에게 쌍욕을 퍼부은 것.
곤잘레스 의원의 트윗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프리몬트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1만명이나 된다는 점에서 테슬라 본사의 텍사스 이전으로 지역 경제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는 측에서는 곤잘레스 의원을 무책임한 정치인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오스틴의 기가팩토리5가 완공 시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머스크 CEO가 본거지까지 텍사스로 이전하겠다는 결정을 공식 확인한 것은 곤잘레스 의원의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는 뜻으로 충분히 풀이될만한 대목이다.
◇“자동차업체 차원의 문제 아냐”
테슬라의 본사 이전은 캘리포니아주 경제에 커다란 먹구름이 드리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오라클, 휴렛팩커드를 비롯한 굴지의 IT 대기업들이 다른 주로 본거지를 이전한데 이어 태슬라까지 캘피포니아에서 탈출하기로 한 것은 단순히 대기업 몇 곳이 빠져나가는 일로 볼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테슬라의 워낙 상징성이 컸기 때문에 테슬라의 본사 이전을 바라보는 시각에 우려가 많이 섞여 있다.
소노마주립대의 데이빗 맥쿠안 정경대 학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실리콘밸리와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상징물과 같은 존재였고 캘리포니아를 떠올리면 테슬라가 연상될 정도와 테슬라와 캘리포니아의 관계는 밀접했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상당한 여파를 낳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