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경제계의 최대 화두는 미증유의 ‘대규모 퇴사 사태’다.
퇴사율 증가세가 그치기는커녕 지난 8월 기준으로 무려 430만명에 달하는 미국의 직장인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례 없는 규모로 퇴사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미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뚜렷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인력난을 일으키면서 고용시장 경색을 지속시키는 원인이라는 분석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경제의 향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이같은 사태의 배경과 여파에 대해 전문가들이 다양한 각도로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퇴사자들을 연령별로 들여다본 결과 세대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 확인돼 관련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젋은 세대에 속한 직장인일수록 재직 기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난 것. 바꿔 말하면 Z 세대(6~24세)와 밀레니얼 세대(25~40세)에 속한 젊은 근로자들이 대규모 퇴사 사태라는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MZ세대 근속기간 3년 미만
20일(이하 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은 미국의 고용정보업체 커리어빌더가 구직자들의 이력서를 세대별로 비교분석해 최근 발표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커리어빌더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대별 근속 기간을 분석한 결과 Z 세대가 한 직장에서 평균적으로 재직한 기간은 2년 3개월,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에는 2년 9개월인 것으로 각각 분석됐다.
반면 X 세대(41~56세)와 베이비붐 세대(57~75세)의 평균 근속 기간은 각각 5년 2개월, 8년 3개월로 나타났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MZ 세대의 근속 기간이 선배 세대보다 월등히 짧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뜻이다.
◇MZ 세대 근속기간 짧은 이유
커리어빌더 보고서는 MZ 세대의 근속 기간이 짧은 배경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고용시장의 불확실성이 오랜 기간 지속된 결과 사용자에 대한 교섭력이 커졌다고 생각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결과 미국 전역에 걸친 대규모 퇴사 사태를 촉발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커리어빌더의 사라 스커볼 홍보담당 부사장은 MZ 세대의 평균 근속 기간이 3년에도 미치지 못한 이유는 복잡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욜로(YOLO), 즉 '인생은 한 번뿐'이란 생각으로 미래를 위해 현재의 불행을 참고 인내하기보다 눈 앞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고 방식이 이들 세대에서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더 좋은 직장, 더 좋은 처우을 찾아 회사를 옮기려는 생각은 모든 직장인들에게 공통적인 것이지만 젊은 세대 사이에서 욜로 현상이 강하기 때문에,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이런 사고 방식이 더욱 강화되면서 MZ 세대의 퇴사율을 끌어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커볼 부사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근속 기간이 가장 긴 것은 이들 세대가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중시하는 경향이나 소속 직장에 대한 충성도가 젋은 세대에 비해 강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근속 기간이 짧고 퇴사율이 높은 MZ 세대의 성향은 앞서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 2016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미 예견된 바 있다. 당시 조사에 참여한 Z 세대의 21%가 “최근 1년간 직장을 바꾼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윗 세대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