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 시각) 뉴욕 주식시장에서 쿠팡은 5.83% 급등한 29.79달어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5.91% 오른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쿠팡 주가의 이런 움직임은 다소 이례적인 모습이다. 3분기 실적이 나온 지난 12일엔 9% 가까이 급락했다. 매출도 월가의 기대치보다 3% 낮았다.
성장은 하는 데 수익은 나지 않으니 투자자 입장에선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도 12조 원 가량 손실을 보고 5700만 주를 매각했다는 소식이니 더욱 더 그렇다.
쿠팡 측 역시 ‘계획된 적자’라고 설명하지만,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해도 적자 규모가 줄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진행된 쿠팡 컨퍼런스콜에서 김범석 의장은 "쿠팡은 물류 확장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이 같은 투자가 내년 말에는 본격적으로 사업에 기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쿠팡은 경쟁사들보다 두 배 높은 물류능력을 지녔지만 여전히 전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월가의 시각은 다른 측면이 있다. 미국의 금융정보 사이트 팁 랭크는 최근 쿠팡을 ‘한국의 아마존’이라고 불리지만 아마존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분석을 내놨다.
팁랭크에 따르면 아마존에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있지만 쿠팡에는 없다는 것이다. AWS가 아마존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쿠팡에는 현금 흐름과 재정 확장을 창출할 수익 엔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경우 전자 상거래와 거의 동의어가 됐지만, 실제로 기업의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회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다.
3분기에 B2C 판매와 제3자(C2C) 판매자 서비스를 모두 포함하는 북미 및 국제 전자 상거래 운영의 영업 마진은 TTM 판매 기준으로 각각 약 3%와 -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AWS의 영업마진은 약 28%였다. 실제로 3분기 매출의 12%에 불과했지만, AWS는 총 영업 이익의 57%를 창출했다.
쿠팡에는 AWS와 같은 수익을 보조할 사업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라는 분석이다.
쿠팡은 현재 우버이츠와 유사한 음식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가 회사의 가장 큰 보조부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쿠팡이츠는 2019년 중반 출범한 이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으며 이미 2021년 4월 기준으로 약 422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한국 3위 서비스 업체다.
팁랭크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경쟁이 치열한데다 제한된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이츠가 현재 시장 리더를 추월하는데 성공하더라도 쿠팡의 중요한 수익 엔진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월가의 쿠팡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이달 초 에릭 차(Eric Cha) 골드만 삭스의 애널리스트는 투자의견 매수를 재확인하고 목표주가를 61달러에서 5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의 합의는 1개의 매수와 2개의 홀드를 기반으로 하는 보통 매수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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