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 흐름이 대대적인 변화의 한 가운데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붕괴 고비를 넘기고 강세장으로 돌아선 주식시장을 관통하는 주된 흐름은 그동안 "상승장을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Fear of missing out·FOMO)" 이른바 포모였다.
그러나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이후 상황이 돌변하고 있다.
오미크론변이로 주식시장이 폭락했고, 지난주에는 하루 걸러 하루씩 오르 내림을 반복했다. 주간 단위로는 뉴욕 주식시장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주식시장은 오미크론 변이와 함께 그동안 시장을 지탱해 준 거대한 배경이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채권매입 감축, 테이퍼링 속도내기라는 변수까지 마주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규모 확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가파른 물가 상승세로 볼 때 예상 못한 것은 아니지만 막상 테이퍼링에 속도를 낼 것임이 말로 드러나자 시장은 뒤숭숭해졌다.
4일 CN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과 파월 의장의 발언이 겹친 점을 불안해하고 있다.
델타변이를 비롯해 이전에도 주식시장은 코로나19 돌연변이 바이러스로 충격을 받았지만 충격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이 지속되고 있었던 덕이 크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파월은 의회 증언에서 오미크론이 미 경제 회복세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지 않는 한 물가 고삐를 죄기 위해 테이퍼링 규모 확대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시장이 갑작스레 돌연변이 바이러스와 연준 통화정책 긴축이라는 이중 악재에 노출된 것이다.
CNBC에 따르면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한동안 시장을 지배했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특수목적합병법인(스팩·SPAC), 기업공개(IPO) 붐으로 한 몫 잡았던 기관투자가들이 심각한 압박 속에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서고 있다.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 기조가 바뀌는 가운데 주식시장이 심상찮은 약세 흐름을 보이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뉴욕 주식시장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의 경우 편입 종목 3분의 1이 최고치에 비해 최소 15% 폭락했다. S&P500 지수가 최고치 대비 5% 하락하는데 그친 것과 달리 일부 종목들은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또 향후 주가 흐름 향배를 시사하는 주요 기술지표인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주가가 형성된 종목은 500개 가운데 절반을 조금 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에서는 종목 8개 가운데 1개 꼴로 거래일 기준으로 지난 이틀간 52주 신저점으로 추락했다.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평가를 반영하는 CNN머니 공포·탐욕지수는 올들어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투자 심리가 탐욕보다 공포로 무게중심이 이동했음을 뜻한다.
이 지수가 하락하면 주가 지수가 떨어지곤 했다.
포모가 지배했던 주식시장 흐름은 180도 달라졌다. 이제는 하락하는 시장에 계속 잔류하는 것에 공포를 느끼는 이른바 '잔류 공포(포스·FOS·fear of staying in)'가 투자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12월말부터 새해 첫준까지 이어지는 연말 주식시장 산타랠리가 이번에도 되풀이될지, 오미크론 등의 충격으로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이탈이 가속화될지 불안한 12월 장세가 예고되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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