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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요즘 매장서 '다이어트 콜라' 보기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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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요즘 매장서 '다이어트 콜라' 보기 어려운 이유

코카콜라가 지난 여름부터 시판에 들어간 ‘코크 제로 슈거(Coke Zero Sugar)’. 사진=코카콜라이미지 확대보기
코카콜라가 지난 여름부터 시판에 들어간 ‘코크 제로 슈거(Coke Zero Sugar)’. 사진=코카콜라

다이어트 콜라.

정확한 영어 이름은 ‘다이어트 코크(Diet Coke)'. 지난 1982년 출시된 이래 미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살 안찌는 무설탕 음료’ 1위 자리를 지켜온 있는 베스트셀러다.

그런데 다이어트 콜라를 요즘 들어 매장에서 보기가 어려워지면서 청량음료 애호가들 사이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다이어트 콜라가 매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다이어트 코크’→코크 제로 슈거‘로 변경


다이어트 콜라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름이 바뀌어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콜라 캔 겉면에 표시되는 제품 이름이 ‘다이어트 코크’에서 ‘코크 제로 슈거(Coke Zero Sugar)’로 변경됐다는 얘기.

CNN은 “코카콜라 측이 다이어트 코크로 쓰여진 제품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제로 슈거만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다이어크 코크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CNN은 코카콜라에서 만드는 청량음료뿐 아니라 세븐업, 선키스트 등 경쟁사의 무설탕 제품들도 대부분 제로 슈거로 이름을 바꿔 출시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닥터페퍼 정도만 빼고 청량음료 업체들이 이런 유행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

미국의 청량음료 업계가 제로 슈거로 이름을 바꾸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를 비롯한 요즘 젊은 세대에게 ‘다이어트’라는 표현 자체가 구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펩시콜라 북미법인의 그레그 라이온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청량음료 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최근 열린 관련업계 행사에서 “한마디로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다이어트’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 추세”라면서 “특히 Z 세대는 살을 빼는 다이어트 문화와 거리가 먼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펩시콜라도 기존의 무설탕 음료 ‘펩시 맥스’의 명칭을 ‘펩시 제로 슈거’로 이미 변경한 바 있다.

이는 MZ 세대 이전에 장기간 유행했던 살을 빼는 문화가 적어도 청량음료 시장에서는 이제 한물 갔다는 얘기고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행보라는 뜻이다. 어느 시대나 청량음료는 젊은이들이 주로 즐기는 기호 식품이다.

‘살찌지 않는 것’ 중시하는 문화 퇴조


CNN에 따르면 다이어트 콜라의 주요 소비층이 상대적으로 체중에 민감한 여성이었다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남성 소비자들은 다이어트란 표현이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다이어트 콜라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게 통설인데 젊은 세대의 남성들도 다이어트 콜라를 선호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는 것.

영국 시장조사업체 민텔의 알렉스 베켓 식품·음료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상황은 ‘살찌지 않는’ 청량음료에 대한 수요가 그 사이에 크게 줄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면서 “다이어트 콜라의 시대가 저물고 제로 슈거 시대가 뜨고 있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이어트’란 말에는 먹고 싶은 것을 절제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박탈감을 주는 등 부정적인 측면이 있었다면 ‘제로’란 표현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약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최대 청량음료 업체인 코카콜라 측은 반색이다. 알렉스 에뱅크스 코카콜라 대변인은 “제로 슈거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5년의 일이지만 이름은 같지만 지난 여름에 첨가물을 일부 조정해 새롭게 출시했다”면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코크 제로 슈거를 산 소비자의 23% 정도가 새 고객인 것으로 나타나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