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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SUV 판매량 사상 최고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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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SUV 판매량 사상 최고의 명암

전세계 지역별 SUV 신차 등록건수 추이. 사진=IEA이미지 확대보기
전세계 지역별 SUV 신차 등록건수 추이. 사진=IEA

지구촌이 바야흐로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시대’로 접어들었다.

전세계 SUV 판매량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의 45%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밝힌 집계 결과다.

그러나 IEA에 따르면 이는 인류에게 좋은 소식이기도 하고 나쁜 소식이기도 하다. 덩치가 큰 SUV가 일반 승용차에 비해 공해배출량이 많은 반면, 전 지구가 기후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탄소 배출 줄이기에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SUV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큰폭 증가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대비 SUV 판매량 비율 증가 추이. 사진=IEA/악시오스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대비 SUV 판매량 비율 증가 추이. 사진=IEA/악시오스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IEA는 전날 발표한 글로벌 자동차 판매 현황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제가 최근 1년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4%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 1년간 8000만대에 육박해 지난 2020년초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IEA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EV볼륨즈와 중국 자동차공업협회(CAAM)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마련됐다.

아울러 전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탄소 배출 노력에 힘입어 전기차 판매량은 내연기관차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해 올해 판매량이 600만대를 돌파, 역대 최고점을 찍을 것으로 추산됐다.

◇‘SUV 시대’의 명암


CO2 배출량 증가 추이. 발전소와 SUV에서 나오는 CO2의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IEA이미지 확대보기
CO2 배출량 증가 추이. 발전소와 SUV에서 나오는 CO2의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IEA


그러나 IEA가 주목하는 대목은 SUV 판매량이다.

보고서는 “올해 SUV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5%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SUV가 판매량 측면에서나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나 역대 기록을 세우는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SUV 판매 증가세는 특히 미국, 유럽,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의 경우 소비자들이 소형 전기차를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SUV 판매가 비교적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SUV 판매량이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는 사실이 던지는 시사점이다. IEA는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많은 이산화탄소(CO2)를 뿜어내는 차량”이라면서 “올해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굴러다니는 3500만대가량의 SUV에서 배출된 CO2의 양만 9억t에 달해 SUV를 하나의 국가라고 가정하면 전세계 6위를 차지할 수 있는 정도”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IEA는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전기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SUV 전기차 판매량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CO2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가 늘어날수록 내연기관차에서 나오는 공해를 상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V볼륨즈가 조사한 CO2 배출량 증가 추이를 보면 각종 발전소에서 나오는 CO2의 증가율의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차량 중에서는 SUV가 으뜸을 차지했고 화물차, 일반 승용차 순으로 나타났다.

EV볼륨즈는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SUV 소유주들이 조기에 전기 SUV로 갈아타나는 것이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적극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