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토종 스킨케어 브랜드 포레스트 캐빈의 창업자 손라이춘(孫来春)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중국인 여성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함께 (샤넬과의) 싸움에 승리하자'"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게시물은 순식간에 1억회 가까이 조회되며 구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금까지 익숙한 광경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회사의 싸움에 네티즌을 이용하는 것은 그만하라"고 꼬집었다.
해당 제품은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을 상징하는 꽃인 레드 카멜리아가 핵심 성분으로 피부 노화 첫 단계에서 효과가 탁월하며 환경까지 고려한 차세대 안티에이징 뷰티 라인이다.
카멜리아는 동백꽃으로 알려져 있다. 가브리엘 샤넬은 1920년 첫 번째 컬렉션부터 카멜리아를 주요 액세서리로 제품에 사용했다. 샤넬이 만드는 거의 모든 제품에 사용되면서 카멜리아는 샤넬의 브랜드 상징이 됐다.
샤넬은 성명에서 "당사는 스킨케어 제품 개발에 관한 손라이춘의 실적과 전문 지식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동백은 수세기에 걸쳐 화장품에 사용되어 왔고 세계 각국에서 스킨케어 브랜드로 사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구미 브랜드들이 중국문화에 대한 무신경을 드러냈다가 소비자 불매운동을 당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경우가 많다. 인권침해 문제를 다루거나 지도상에서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표기하지 않은 등 다양한 이유로 중국 정부의 타깃이 된 것이다. 스웨덴의 의류 소매 대기업 H&M, 독일 스포츠 용품 대기업인 아디다스와 푸마 등이 지난해 면화 산지인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강제 노동의혹에 우려를 표명한 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의 '반란'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이번 샤넬의 경우처럼 소비자에게 애국심 마케팅을 호소했다가 되레 역풍을 맞는 사례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