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할 가능성 커

전기자동차를 통상의 자동차로 간주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사람이나 물건을 태우는 이동수단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교통수단을 넘어 첨단 정보기술(IT)의 총아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운전자 없이 전기차가 알아서 굴러가게 하는 자율주행 기술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자율주행 기술이 전기차의 미래를 밝게 하는 한 축이라면 전기차의 운전대 옆에 장착돼 있는 인포테인먼트는 또다른 축이다.
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인 인포테인먼트라는 이름 자체가 생겨난 이유도 자동차 운행에 원래 필요한 계기판의 역할은 기본이고 자율주행 기능을 제어하는 시스템의 역할을 할뿐 아니라 차 안에서 오락을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역할도 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최근 중국에서 새롭게 출시 대박을 터뜨린 차량용 노래방 ‘카라오케’ 역시 노래방 앱을 테슬라 인포테인먼트에 설치해 이용하는 방식으로 전기차용 인포테인먼트의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주행 중 사고 위험 문제로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테슬라가 미국에서 유통되는 자사 전기차 인포테인먼트에 비디오 게임을 지난해 한때 설치했던 것도 전기차 인포테인먼트의 잠재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테슬라가 노래방 앱이나 비디오 게임을 전기차 인포테인먼트에 적용하는 정도에서 행보를 그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테슬라가 차제에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같은 모바일 앱 플랫폼을 출범시킬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이하 현지시간) 애플인사이더 등 IT 전문 외신들에 따르면 전기차용 모바일 앱을 개발자들이 올리고 사용자들이 내려받는 이른바 ‘테슬라판 앱스토어’를 테슬라가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이 소문이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날 경우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제2의 디지털 혁명’을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모바일 앱 시대가 활짝 열린 가운데 앱 개발자들로부터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는 모바일 앱 플랫폼이 애플과 구글의 주요한 캐시카우로 부상한 것처럼 테슬라에게도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바퀴 달린 아이패드

테슬라가 앱스토어 형태의 모바일 앱 플랫폼을 준비 중이란 관측은 테슬라 주주이면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테슬라 마니아로 소셜미디어계에서 상당히 알려진 소여 메리트가 6일 올린 트윗에서 “알파벳 T로 시작되는 바퀴 네 개 달린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애플 앱스토어 같은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판 앱스토어가 출시될 것이라는 소문은 특히 테슬라 인포테인먼트에 대한 'V11'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지난해 12월 전세계적으로 무선으로 배포된 뒤부터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으나 테슬라 주주이기도 한 인플루언서까지 나서 이 소문을 언급하면서 인터넷을 타고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테슬라 주주가 언급할 정도면 나름 근거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또다른 테슬라 마니아이자 상당한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트위터 인플루언서 텔레스코프도 그의 트윗을 언급하면서 “테슬라가 지난해 5월부터 앱스토어 형태의 전기차용 앱스토어를 사이버트럭 출시 전에 출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텔레스코프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프로젝트가 지연돼 그런 것일 수도 있다”면서 “여하튼 테슬라가 모바일 앱스토어를 준비 중인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애플 아이패드가 애플 앱스토어와 연계해 대박을 터뜨린 것처럼 전기차 운전자들이 인포테인먼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모바일 앱을 이용할 수 있는 테슬라판 아이패드의 시대가 열리는게 아니냐는 성급한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체 개발한 테슬라 인포테인먼트용 모바일 앱을 판매하고 있다.
◇테슬라의 새로운 캐시카우 가능성 커

아직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되거나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이같은 관측이 나오는데는 나름 근거가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초 테슬라가 앱스토어 같은 모바일 앱 플랫폼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19년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테슬라가 앞으로 게임을 비롯한 여러 가지 다양한 앱을 개발하는 것은 말이 되는 일”이라고 언급한 뒤 일각에서 제기된 적이 있으나 더 발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달 2일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머스크 CEO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테슬라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이기도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이기도 한데 이같은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앱스토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기업이기도 하다는 점을 머스크가 강조하고 나선 것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인 FSD 시스템을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주류를 이뤘으나 테슬라가 '테슬라'와 테슬라를 상징하는 로고 'T'를 오디오 장비와 관련한 상표로 미국 특허상표청에 최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소문이 사실인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만 테슬라가 전기차용 모바일 앱 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막대한 추가 수익이 확보되는 것은 따놓은 당상일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모바일 앱 스토어를 통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테슬라판 앱스토어가 실제로 구축될 경우 테슬라 전기차를 소비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마트폰에서처럼 다양한 모바일 앱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전기차를 쉽게 바꾸는 것은 어려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