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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기업들 근심어린 이유...재택근무자 60% “코로나 끝나도 재택근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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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기업들 근심어린 이유...재택근무자 60% “코로나 끝나도 재택근무 희망”

재택근무하는 미국 직장인 10명중 6명이 재택근무제 유지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퓨리서치센터
재택근무하는 미국 직장인 10명중 6명이 재택근무제 유지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퓨리서치센터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갑작스레 도입된 재택근무가 널리 확산됐으나 오미크론 변이의 창궐로 인한 대유행도 서서히 끝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면서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가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고 상당수 기업들도 출근제 복귀를 검토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재택근무제를 지속하느냐 마느냐를 둘러싼 논란과 문제는 가장 밀접한 당사자이자 최대 변수로 꼽히는 직장인을 빼놓고 논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지 거의 2년이 흐른 시점에서, 즉 지난달 24~30일 미국 유수의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가 미국 전역에 거주하는 성인 1만237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현재 재택근무 중인 미국인 10명 가운데 6명이 재택근무제가 지속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여론이 출근제 복귀를 검토 중인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美 직장인 60% “코로나 끝나도 가능하면 재택근무 희망”

재택근무가 가능한 상황은 학력별, 소득별로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퓨리서치센터이미지 확대보기
재택근무가 가능한 상황은 학력별, 소득별로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퓨리서치센터


퓨리서치의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9%가 현재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대 다수인 83%는 오미크론 변이가 창궐하기 전부터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택근무제로 일하고 있다는 비율은 지난 2020년 10월 퓨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때 확인된 71%에 비해서는 감소한 것이지만 그 사이 시간이 흐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퓨리서치는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더 주목할 대목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선택할 수 있다면 재택근무제를 여전히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응답 내용이다.

응답자의 60%가 선택 가능하다면 재택근무제를 유지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20년 10월 조사 때의 54%보다 오히려 늘어난 수치다.

재택근무 유지를 희망한 응답자의 42%는 회사로 다시 출근하게 되면 코로나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점을 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는 2020년 조사 때의 57%와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반면, ‘재택근무제 자체가 좋다’는 의견이 76%나 됐다는 점이다.

CNN은 “재택근무자의 대부분이 출근제 복귀를 바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조사 결과”라면서 “사용자들이 입장에서 매우 참고해야 할 대목”이라고 전했다.

다만 재택근무가 가능한 상황인지는 학력과 소득별로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사 학위 이상의 학력을 보유한 직장인의 65%와 소득이 높은 편에 속하는 직장인의 67%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입장이라고 밝힌데 비해 소득이 낮은 근로자의 경우 53% 정도만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재택근무 ‘뉴노멀’ 되나


이번 조사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미국 직장인 가운데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재택근무가 좋기 때문에 계속 하고 싶다는 의견이 80%에 가깝게 나온 것은 재택근무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규범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사태 전부터 재택근무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프리스위라지 초드리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 후면 종래의 사무실은 필요에 따라 동료와 만나는 공간으로만 활용되고 나머지는 집에서 모든 업무가 처리되는 시대, 즉 재택근무가 정상적인 근무로 인식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 때쯤이면 지금 유행하는 재택근무라는 표현이 사라지고 재택근무가 근무라는 말을 대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반면에 기업을 운영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인재 관리에 관한 한 불확실성을 더 키울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코로나 사태가 부른 직장인들의 이같은 인식 변화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새해 들어 자리에서 쫓겨날 가능성을 가장 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가 지난해 12월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올해 중 CEO 자리에서 물러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EO들은 자리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이유로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급변하고 있는 기업 환경에 제대로 대응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점을 가장 많이 거론했다. 예컨대 근로자들이 출근제 복귀라는 회사의 방침과 달리 재택근무제를 고수하면서 벌어지는 갈등적 상황을 CEO가 해결하지 못할 경우 책임을 지고 물러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얘기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