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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주주들이 AI 총책임자 안식년 휴가에 불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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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주주들이 AI 총책임자 안식년 휴가에 불안한 이유

안드레 카파시 테슬라 AI 총책임자. 사진=드라이브테슬라캐나다이미지 확대보기
안드레 카파시 테슬라 AI 총책임자. 사진=드라이브테슬라캐나다

요즘 테슬라 주주들 사이에 테슬라에서 인공기술(AI) 사업부를 책임지고 있는 안드레 카파시가 최근 안식년 휴가를 떠난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AI 사업부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물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개발하겠다고 공언해온 AI 로봇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부서.

딥러닝 전문가로 구글에서 일했던 카파시는 지난 2017년 6월 기존 책임자였던 애플 출신의 크리스 래트너가 “나와 테슬라는 맞지 않는다”며 사임하면서 영입됐던 고위 임원이다. 래트너가 입사한지 불과 6개월만의 일이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일렉트렉에 따르면 카파시가 근무한 지는 5년이 됐지만 카파시가 네달간의 안식년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진 것을 놓고 회사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이같은 우려가 나오는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다.

◇카파시가 갑자기 휴가를 떠난 이유

무엇보다 카파시의 안식년 휴가는 뜬금없다는 지적이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을 끌어올리고 AI 휴머노이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총액임자가 자리를 비운다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테슬라에서 재충전하기 위해 휴가를 떠난 임원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8년 당시 더그 필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이 재충전을 이유로 휴가를 떠난 적이 있기 때문. 당시 테슬라는 필드 부사장이 퇴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나 그는 결국 회사로 돌아오지 않았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그는 현재 테슬라의 경쟁사 가운데 하나인 포드자동차에서 일하고 있다.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카파시의 휴가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카파시 스스로도 다른 이유는 없으며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하 함이라고 설명한 것을 보면 별다른 일이 아닐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AI 사업부가 한창 바쁠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경영전문지 포천도 “AI 사업부 책임자인 카르파시가 4개월간 안식년 휴가를 떠났다는 것은 갑작스러운 소식이어서 물음표를 던지게 한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경영진 퇴사율 매우 높아

투자 전문매체 더스트리트는 한단계 더 들어가 들여다봤다.

더스트리트는 월가의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이 지난 2019년 펴낸 보고서를 인용해 테슬라 경영진의 퇴사율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점을 들어 카파시의 휴가가 단순히 휴가로 그치지 않을 개연성이 크다 지적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서 발간 당시 기준으로 머스크의 지시를 직접적으로 받는 테슬라 임원진의 퇴사율은 무려 44%에 달했다.

더스트리트는 “이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글로벌 차량공유업체 우버,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를 비롯한 굴지의 대기업 경영진의 퇴사율이 평균 9% 안팎인 것으로 나타난 것과 매우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머스크 CEO 역시 다른 대기업 CEO에 비해 직접 지시를 내리는 임원을 많이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기업 CEO의 지시를 직접 받는 임원은 9~12명 수준인데 비해 테슬라에서는 17~18명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이 됐다는 것.

CEO가 직접 지휘하는 임원이 많을수록 경영일선에서 지시를 내리고 지시를 받는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나 불화가 발생할 개연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토니 사코나기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임원의 퇴사율이 유난히 높다는 것은 테슬라의 경영문화가 그만큼 혁신적이고 업무 강도가 강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반대로 보면 임원들 입장에서는 늘 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일해야 하는 환경일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