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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브릭스 통해 독자 국제 통화·금융 시스템 구축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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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브릭스 통해 독자 국제 통화·금융 시스템 구축 시도

브릭스 재무장관 회의에서 회원국간 결제 시스템 통합 등 제안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5개국 정상들이미지 확대보기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5개국 정상들
러시아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에 맞서 브릭스(BRICS)에 지원을 요청했다. 브릭스는 신흥 경제 대국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말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8일(현지시간) 브릭스에 결제 시스템 통합과 회원국 화폐 사용 확대 방안을 제안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금과 외환보유액의 절반가량을 사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브릭스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런 제안을 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서방의 제재로 미국 달러화에 토대를 둔 국제 통화·금융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실루아노프 장관은 브릭스 회원국 장관들에게 “우리가 수출입 과정에서 자국 화폐 사용을 확대하고, 결제와 신용 카드 시스템을 통합하며 독자적인 금융 정보 교환 시스템을 만들고, 독립적인 신용 평가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3월 초에서 러시아에서 영업 중단을 선언했고,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축출했다. 러시아가 이제 서방의 제재에 맞서 브릭스를 통해 독자적인 국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브릭스 재무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현재의 경제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이 통신이 전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러시아의 전체 외화보유액은 6,400억 달러(약 791조 원)이고, 이 중 3,000억 달러(약 371조 원)가량을 서방의 제재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었다.
그는 “러시아가 외환의 일부를 중국 위안화로 보유하고 있으나 서방 국가들이 중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우리와 중국은 단순히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 관계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서방이 우리와 중국의 교역을 제한하려고 중국에 어떤 압력을 가하는지 보고 있고, 당연히 우리가 위안화로 보관 중인 외환보유고 제한하려는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중국은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 경제 교류를 하는 제3국의 기업, 은행, 개인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제재’를 통해 중국 등의 러시아 지원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는 러시아가 국제 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에서 축출되자 루피-루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러시아를 돕고 있다.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

브릭스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국보다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정치에 따르면 2021년 미국의 GDP는 22조9,000억 달러다. 중국은 16조8,000억 달러, 인도는 2조9,000억 달러, 러시아는 1조6,000억 달러, 브라질도 1조6,000억 달러다. 이들 4개국 GDP를 더하면 22조9,000억 달러로 미국과 비슷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