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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 ‘마의 주행거리 1000km’ 내연차 시조 벤츠가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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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 ‘마의 주행거리 1000km’ 내연차 시조 벤츠가 깼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콘셉트 전기차 ‘비전 에퀵스’가 독일 진델핑겐에서 프랑스 카시스에 이르는 1000km 구간을 시험 주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벤츠의 콘셉트 전기차 ‘비전 에퀵스’가 독일 진델핑겐에서 프랑스 카시스에 이르는 1000km 구간을 시험 주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독일 다임러그룹의 고급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가 새로 개발한 전기차가 ‘마의 1회 충전 1000km 주행’ 벽을 깼다.

지난 1886년 세계 최초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발명한 메르세데스-벤츠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보다 먼저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장거리 주행에 부적합하다는 전기차의 한계를 돌파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한번 충전에 1000km 주행이라는 기록을 업계 최초로 달성함에 따라 여타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추격전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1000km 이상의 주행거리가 전기차의 새로운 표준으로 떠오르면서 전기차를 이용한 장거리 여행시대가 꽃을 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1회 충전으로 1000km 달리고도 배터리 잔량 15%


메르세데스-벤츠의 콘셉트 전기차 ‘비전 에퀵스’가 독일 진델핑겐에서 프랑스 카시스에 이르는 1000km 구간을 시험 주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벤츠의 콘셉트 전기차 ‘비전 에퀵스’가 독일 진델핑겐에서 프랑스 카시스에 이르는 1000km 구간을 시험 주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13일(이하 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 등 외신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에 1회 충전 1000km 주행의 영광을 안겨준 전기차는 지난 1월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가 열린 것에 맞춰 온라인으로 처음 공개한 콘셉트카 ‘비전 에퀵스’.

메르세데스-벤츠는 당시 비전 에퀵스를 선보이면서 1회 충전 거리가 1000km에 달한다고 발표했지만 아직은 양산 모델이 아니라 콘셉트카 단계인데다 발표한 주행거리도 실제 도로에서 측정한 것이 아니라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결과여서 당시 관련업계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메르세데스-벤츠는 첫 공개 이후 3개월만에 당시 공언한 것이 사실이었음을 증명하는 실제 도로주행 테스트 결과를 보란 듯이 내놓은 것.

일렉트렉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진델핑겐에서 중간에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 남동부의 소도시 카시스까지 1000km에 달하는 구간에서 비전 에퀵스의 도로주행 테스트를 벌인 결과 한번의 충전으로 이 구간을 주행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차가 1회 충전으로 1000km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은 한번 충전으로 서울과 부산 구간(약 450km)를 왕복하고도 남는다는 뜻이다.

메르세데스-벤츠에 따르면 독일 구간에서는 비가 내리는 상황이었고 평균 주행속도는 시속 87km였으며 총 주행 시간은 11시간 32분이었다.

이번 주행 테스트를 마친 뒤 남은 배터리 용량은 15%였다. 배터리 잔량이 15%라는 것은 140km를 더 주행할 수 있었다는 뜻이라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설명했다. 최대 주행거리는 1100km를 넘었다는 얘기다.

온라인매체 더버지는 “비전 에퀵스가 달성한 주행거리 1000km는 약 621마일에 해당한다”면서 “이는 통상 주행거리가 200~300마일인 일반 전기차보다 배 이상 긴 것으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일렉트렉은 “메르세데스-벤츠가 비전 에퀵스를 처음 공개하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 사실로 증명된 셈”이라고 전했다.

비전 에퀵스는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테슬라 로드스터 같은 고급 전기차의 대항마로 개발된 것으로 향후 양산으로 이어질 경우 불꽃튀는 격돌이 예상된다.

◇에너지효율 업계 최고 수준…100km당 8.7kWh

비전 에퀵스의 주요 제원.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비전 에퀵스의 주요 제원.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다만 더버지는 “이번 테스트 결과는 관계 당국으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는 것은 아니고 업체 자체가 실시한 도로주행에서 얻는 결과라는 점을 감안해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유럽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WLTP)이 정한 기준을 통과한 주행거리가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주행거리라는 것.

그럼에도 더버지는 “비전 에퀵스가 달린 구간의 기온, 기상조건, 지형 등이 고르지 않았고 산악지대와 경사가 가파르거나 주행이 위험한 구간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등 주행 환경이 들쭉날쭉한 실제 상황에서 도로주행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뢰할만한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렉트렉은 특히 “비전 에퀵스가 1000km를 주행하는 동안 사용한 전기는 100km 주행에 8.7kWh 정도로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2020년부터 약속해온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출시된 전기차 중 최고 주행거리는 루시드 에어


이미 출시된 차량 중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들. 사진=카즈닷컴이미지 확대보기
이미 출시된 차량 중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들. 사진=카즈닷컴


한편, 현재 출시된 전기차 가운데 주행거리가 가장 긴 차종을 보면 2022년형 루시드 에어가 가장 앞서 있고 2022년형 테슬라 모델S, 2022년형 아우디 e-트론 S, 2022년형 테슬라 모델3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루시드 에어는 520마일(약 837km), 테슬라 모델S은 405마일(약 652km), 아우디 e-트론 S는 372마일(약 599km), 테슬라 모델3는 359마일(약 578km)이다. 이밖에 2022년형 기아 EV6는 310마일(약 499km), 2022년형 현대 아이오닉 5는 303마일(약 488km)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