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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인플레이션 61% 불구 기준금리 14%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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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인플레이션 61% 불구 기준금리 14% 유지

물가 상승외부 요인 탓으로 돌려

터키 200리라화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터키 200리라화 지폐. 사진=로이터
터키는 인플레이션이 61%인데도 기준금리를 기존 14%로 유지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7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터키 중앙은행은 물가상승을 외부 요인 탓으로 돌렸다. 3월 인플레이션이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터키 소비자들은 치솟는 물가와 씨름하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3월 인플레이션이 20년 최고치인 61%까지 치솟았음에도 불구하고 4개월 연속 1주물 레포 기준금리를 14%로 유지했다.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70%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터키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고 믿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으로 보인다.

터키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지정학적 위험과 같은 외부요인으로 돌리면서 “글로벌 식량 안보, 상품가격의 높은 궤적, 특히 에너지에서 더욱 분명해진 일부 부문의 공급 제약 및 높은 운송 수단에 대한 우려 비용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생산자 및 소비자 가격이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비르투스 글로컬 컨설팅(Virtus Glocal Consulting)의 관리 파트너인 이낭 소저(Inanc Sozer)는 “중앙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 그리고 12월에 연말 높은 기저효과가 나타나 연간 인플레이션 하락에 기여하기 전까지 관망하는 모드임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9월부터 기준금리를 누적 500bp 인하했다. 이의 인하 주기는 12월에 14%로 끝났지만 다른 국가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터키의 비정통적인 행로가 두드러졌다. 터키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작년 36%를 기록했다.

이런 깊은 마이너스 실질 금리로 인해 투자자들은 리라 기반 자산을 피하고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 달러와 같은 통화에 뛰어들었다. 리라화 붕괴는 외환 지수 리라 예금계좌 손실에 대한 보상을 보장하는 새 금융 상품이 도입된 12월 말경에야 둔화되었다.

터키는 국영기업을 통한 대규모 외화 매도 역시 리라화를 부양했다. 새로운 예금 계획 발표 이후 엄청난 반등에도 불구, 리라화는 지난해 미국 달러에 대해 44% 하락 마감했다.

인플레이션은 1월에 48%까지 계속 상승했다. 2월까지 중앙은행의 조치 없이 인플레이션은 54% 이상으로 치솟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터키에서 흑해 건너편) 이후 급등하는 상품 가격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중앙은행의 희망은 산산조각이 났다.

2023년 6월까지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앞두고 있는 에르도안 터키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키 경제에 심한 타격을 입히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강력한 중재 노력에 참여해 왔다.

터키는 러시아의 천연 가스와 석유, 우크라이나의 곡물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외환 수입의 주요 원천인 양국에서 서로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한편, 리라화는 올해 약 9% 하락하여 러시아 루블 및 아르헨티나 페소와 동등한 최악의 신흥 시장 통화 중 하나가 되었다.

사하프 카브시오글루(Sahap Kavcioglu) 터키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주 터키의 수출업자들에게 중앙 은행과 함께 외환 수출 수익의 40%를 리라로 전환토록 요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월에 도입된 25%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소저 국장은 “터키 중앙은행 준비금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번 조치는 지난 1월에 도입된 예금 제도가 리라에 대한 방어막을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분석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 경제학자 야킨 세베치(Yarkin Cebeci)는 ‘터키: 앉아서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라는 제하 연구 노트에서 “연간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65~70% 범위를 맴돌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비치는 높은 비교 기반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12월 44%로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세비치는 터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급증에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은 “흥미롭고 슬프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를 나타내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언급하며 “터키 중앙은행은 FX(Foreign Exchange, 외환)보호 예금제도에 모든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아무리 CPI데이터가 강력하더라도 이에 반응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소저는 “중앙은행의 무대응으로 인해 가격행동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예측가능성을 완전히 상실한 인플레이션 사이클에 진입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어느 수준에서 정점에 도달할지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경고했다.

소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 금리 인상이 리라화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