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미국 금융시장의 자금흐름이 안전자산으로 쏠리면서 기술주들이 급락세를 탄 가운데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시간외 거래에서도 11.82 달러(1.35%) 하락한 864.61 달러에 거래되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술주 동반 폭락
테슬라 주가 폭락의 배경 가운데 하나는 이날 기술주 급락세였다.
도이체방크가 이날 미 경제가 '심각한'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됐다.
이때문에 투자자들은 기술주를 내다팔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몰렸다. 기준물인 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74%로 내렸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기술주들은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4% 가까이 폭락했고, 애플, 아마존, 알파벳, 메타 플랫폼스 등 대형 기술주들이 3%가 넘는 급락세를 기록했다.
'제2의 테슬라'라는 별명이 있는 전기트럭 업체 리비안은 9.8%, 테슬라가 초기에 집중했던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루시드는 8.7% 폭락했다.
머스크, 테슬라 주식 매도할 수도
테슬라 주가가 이들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머스크 CEO를 둘러싼 불안요인 때문이었다.
우선 머스크가 전날 트위터 이사회와 합의한 440억 달러 규모의 인수계획이 몰고올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높다.
머스크는 월가 투자은행들로부터 255억 달러를 빌리기로 했다. 테슬라 지분을 담보로 125억 달러를 차입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와 별도로 머스크는 현금 210억 달러를 마련해야 한다.
테슬라 주식을 팔아 이 돈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머스크는 비록 세계 최대 부자이기는 하지만 재산 거의 대부분이 테슬라 주식에 묶여 있다.
돈을 마련하려면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팔든지, 아니면 이를 담보로 돈을 더 꿔야 한다는 듯이다.
테슬라 경영 소홀해지나
테슬라 주가가 폭락한 또 다른 배경은 이른바 키맨 리스크이다.
테슬라에 머스크를 대신할 경영자가 없는 와중에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한 눈을 팔면 테슬라 경영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잇다.
머스크는 이미 자신의 비상장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지하터널 업체 보링컴퍼니, 인간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장치를 개발 중인 벤처기업 뉴럴링크를 책임지고 있다.
테슬라는 게다가 최근들어 독일 베를린 공장과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설상가상으로 최대 시장인 중국은 팬데믹으로 인해 테슬라 공장이 있는 상하이를 포함한 주요 대도시가 봉쇄 중이고, 베이징까지 일부 봉쇄에 들어갔다.
상황에 대처하려면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 여기에 트위터까지 더해지게 된 것이다.
반도체 부족부터 비용 상승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업계가 당면한 과제가 산적한데다 기대를 모으는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개발 계획은 계속 늦춰지는 와중에 머스크가 트위터에 한 눈까지 팔면 회사 전망이 이전만 못할 것이라는 비관이 테슬라 투매를 불렀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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