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주가가 폭락할 때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조정 등을 통해 지원할 것이라는 꿈을 공유했다. 이른바 ‘연준 풋’ ‘파월 풋’이다. ‘연준 풋’은 주식시장이 급락하면 연준이 나서서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립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방어하고 상승시키는 역할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올해 그 꿈은 악몽으로 바뀌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연준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예상보다 강한 긴축을 언급, 미국 주식의 시장 가치에서 10조 달러를 떨어뜨렸다. 또한, 1842년 이후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채권을 타격했다.
이제 과거와 같이 연준에 기대 이런 급락장을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급락세를 산다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대는 갔다. 이제 이런 저가매수마저 손실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진단한다.
투자자들은 수년 동안 연준이 주가 하락 고통의 외침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믿어 왔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현재 인플레이션이 8% 이상인 상황에서는 ‘연준 풋’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안나 시슬락 듀크 대학교의 재무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8% 이상인 상황에서 조만간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다이너마이트 공장에서 화염 방사기를 테스트하는 것과 같다”며 ‘연준 풋’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하고 강조했다.
에드워드 야네디 야데니 리서치 대표도 "연준의 풋옵션은 고장났다"라며 "인플레이션이 그렇게 큰 문제인 상황에서 연준은 주식시장의 외침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야데니 대표는 게다가 연준의 공격적 긴축에도 인플레이션이 빨리 진정시킬 수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투자자는 항상 최악을 예상하면서 최고를 기대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익숙한 것보다 더 뜨겁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첫째, 금리 인상에 매우 민감하고 올해 들어 지금까지 20% 이상 손실을 본 장기채와 장기채권펀드는 피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저가 매수하는 경우 주식이 더 멀리 떨어지고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주가 회복은 지난 10년처럼 항상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매달 일정 금액을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수 있다. 이렇게 한다면 바닥 근처에서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결국 손실 회복에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이런 매수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주식은 올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적당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적절한 헤지 수단이다. 상품에 대한 작은 할당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투자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큰 위험을 감수하지 말아야 한다. 연준은 더 이상 투자자의 실수에 ‘붕대’를 감지 않을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