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소매체인 월마트 주가가 17일(현지시간) 10% 넘게 폭락했다.
필수소비재 업종의 대표 종목인 월마트는 경기방어주의 상징으로 지금같은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속에서도 제품 가격 상승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며 탄탄한 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그러나 이날 월마트 공개한 1분기 실적은 이같은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인플레이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속에서도 주식시장에 버팀목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월마트는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실적이 기대를 밑돈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인플레이션 충격 못 피한 월마트
월마트는 이날 공개한 1분기 실적에서 비용 상승 충격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실적이 기대에 못미쳤음이 확인됐다.
매출 1416억 달러에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이 1.30 달러였다.
매출은 시장 전망보다 많았지만 순익은 기대에 못미쳤다.
배런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388억 달러 매출에 주당 1.48 달러 순익을 기대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 매출은 애널리스트들 전망치 2.4%보다 높은 3% 성장했다.
팬데믹 이후 인기가 급상승 중인 창고형 할인매장 샘스클럽은 매출이 1년 전보다 10.2% 증가했지만 총순익률은 오히려 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차질에 따른 비용 상승 등의 여파였다.
"이례적 환경"
더그 맥밀리언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저조한 실적이 예상 외라라면서 이는 이례적인 환경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밀리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특히 식료품과 연료비 고공행진은 월마트 마진을 압박하고, 영업비용도 예상보다 더 높였다고 강조했다.
월마트는 공급망 차질에 따른 관련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 지속 전망을 토대로 내년 1월 31일 마감하는 2023 회계연도 순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3%에서 4%로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주당 순익은 약 1% 줄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비관했다.
또 영업이익 역시 약 1% 감소할 것으로 월마트는 비관했다.
월마트는 아울러 2분기에는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순매출이 5% 넘게 증가하겠지만 순익은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잘해야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저소득층, 인플레이션 타격
월마트 실적은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소비자들, 특히 저소득층이 얼마나 타격을 받을지를 알려주는 잣대 역할을 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얼마나 줄일지 그 잣대가 되는 것이다.
앞서 월마트는 지난 2월 공개한 4회계분기 실적에서 우려와 달리 탄탄한 성적을 공개한 바 있다. 이를 발판으로 투자자들은 소매업체들에 대한 우려를 일부 접었다.
그러나 이번 실적발표에서 소매업체 풍향계 역할을 하는 월마트도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불안한 주식시장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필수소비재 업종 역시 흔들릴 것임을 예고했다.
월마트 주가가 이날 16.86 달러(11.38%) 폭락한 131.35 달러로 추락한 가운데 경쟁사인 코스트코, 타깃 주가 역시 동반 하락했다.
코스트코는 4.06 달러(0.82%) 내린 490.47 달러, 타깃은 3.07 달러(1.41%) 하락한 215.28 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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