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와 타깃 충격이 인터넷 쇼핑 공룡 아마존으로 확산됐다.
17일(현지시간) 월마트, 18일 타깃의 실적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소매업체들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면서 탄탄한 실적을 지속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무효화한 것이 주된 배경이다.
여기에 팬데믹 특수까지 사라진 온라인 쇼핑은 회복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비관이 아마존 주가 폭락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
타깃이 이날 25% 폭락한 가운데 아마존은 월마트 주가 낙폭 6.8%를 웃도는 7.2% 폭락세를 기록했다.
아마존은 전일비 165.12 달러(7.16%) 폭락한 2142.25 달러로 떨어졌다.
난공불락 타깃, 월마트도 붕괴
미국 1, 2위 소매업체 월마트와 타깃은 그동안 난공불락처럼 비춰졌다.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상점들이 봉쇄 속에 파산 길로 접어드는 심각한 충격을 받은 것과 달리 강한 온라인 매장까지 함께 갖춘 타깃과 월마트는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들은 뜻밖에도 일상생활 복귀가 이뤄지는 가운데 높은 인플레이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초했다.
기반이 탄탄한 이 두 업체가 물류, 임금 등 비용상승분을 가격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온전히 전가하지 못하고 있음이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확인됐다.
월마트 주가는 17일 11% 폭락하며 하루 낙폭으로는 1987년 10월 이후 35년만에 최대를 기록했고, 18일에는 타깃이 25% 폭락해 역시 35년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우울한 전망
월마트와 타깃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순익성이 폭락한 가운데 재고는 폭증하고 대대적인 가격인하가 뒤따랐음을 보여줬다.
전망도 비관일색이다.
이들은 실적 개선의 전환점이 될 치솟는 물류비용과 공급망 차질, 가격인상 행진이 언제 끝날지조차 짐작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주고객층인 저소득층, 노동계층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점은 전망을 더 어둡게 만든다.
월마트는 고객들이 용량을 절반으로 낮춘 우유로 대체하기도 하고, 가격이 더 싼 개인 브랜드 제품으로 구매를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월마트 최고경영자(CEO) 더그 맥밀리언은 수익성에 치명적인 식료품 가격 2자리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언제까지 가격이 오를지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비관했다.
서비스 수요에 고객 빼앗겨
소매업체들을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은 서비스 수요다.
팬데믹 기간 강제로 억눌렸던 외식, 여행 등 서비스 수요가 TV, 가전제품 등 내구재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이렇게 줄어든 소득 가운데 일부를 외식이나 여행 등 서비스 소비로 돌리면서 소매업체들의 충격은 더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들이 최소 수년은 사용이 가능한 덩치 큰 내구재들을 팬데믹 기간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탓에 소매업체들의 대형 내구재 판매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
온라인 쇼핑 회복, 멀고도 험한 길
아마존은 월마트, 타깃이 직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들을 다 안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전세계 직원 수가 160만명에 이르는 거대 규모로 인플레이션 여파로 영업비용 역시 급격히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임금 인상, 물류비용 상승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들이 대형 내구재 소비를 줄이기 시작하면 아마존 역시 심각한 실적 충격을 피할 수 없다.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업체들은 설상가상으로 팬데믹 봉쇄가 풀리면서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에 고객을 다시 빼앗기고 있어 그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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