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 흐름을 가장 잘 나타내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20일(현지시간) 약세장에 진입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경기침체에 대비해 주식을 내다파는 리세션 트레이다 방아쇠가 당겨졌다.
리세션 트레이드 개시
경제가 하강하고, 주식시장이 고전할 때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는 월마트, 크로거, 코카콜라, 크래프트 하인즈 같은 전통적인 필수소비재 종목들은 이번주 들어 낙폭이 10% 안팎을 기록했다.
충격이 덜한 이들 종목조차 이번 매도세 흐름을 비켜가지 못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18일 분석노트에서 리세션 트레이드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도이체방크는 지금의 하락기간이 90일이 넘는다면서 이는 경기둔화 때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하락기간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경기침체를 전망하고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는 것이다.
저조한 실적이 방아쇠 당겨
리세션 트레이드 방아쇠를 당긴 것은 월마트와 타깃이다.
17일 월마트가 기대를 밑도는 분기순익을 공개한데 이어 월마트에 이은 미국 소매업 2인자 타깃마저 18일 실적발표에서 기대 이하 순익을 발표하자 투자심리가 급랭했다.
이들 필수소비재 업체들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충격을 비켜갈 것이란 전망이 빗나가면서 실적 우려가 고조됐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콜스였다.
콜스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예산 제약이 심화된 소비자들의 수요가 줄고 있다고 밝혀 향후 기업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부추겼다.
충격 완충장치 실적 기대감 퇴조
투자자들은 경제가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치솟더라도 주식시장이 탄탄한 기업실적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견뎌낼 것으로 기대해왔지만 월마트 등의 실적발표는 이같은 기대감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 기조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7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대응을 늦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펜 뮤추얼 자산운용의 지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기침체 위험이 확실하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경기는 둔화되고, 연준은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어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피난처가 없다
경기방어주와 함께 약세장에서 최후의 피난처 역할을 하던 배당주도 맥을 못출 것이란 비관이 강화되고 있다.
안정적인 배당으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배당주는 주식시장이 약세일 때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파생상품,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내년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배당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S&P500 편입 기업들의 배당이 올해 64.55 달러에서 내년에는 60.50 달러로 약 6%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60년 동안 배당이 줄어든 것은 경기침체 기간 외에는 없었다.
배당주 역시 이번 약세장에서는 피난처 역할을 하지 못할 전망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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