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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부동산 가격 꺾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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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부동산 가격 꺾이기 시작했다

주택 가격 급등에 주담대까지 올라 집 사기 어려워져

미국 신규 주택 건설 현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신규 주택 건설 현장.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절정에 달했던 부동산 붐이 끝나가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주택 가격이 정점에 달했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 이상으로 치솟았으며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식어가고 있다. 미국의 언론 매체들은 일부 지역에서 지난 10여 간 지속해서 상승했던 부동산 가격이 꺾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주택 가격이 향후 18~24개월 가량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택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올라 집을 사기가 여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미국 주택 시장이 갑자기 붕괴하기보다는 투자 열기가 서서히 식어갈 것이고,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이 연착륙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얼터 닷컴의 조지 라티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이 매년 15% 이상 올랐으나 올해 말까지는 약 5%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상무부는 24일(현지시간) 4월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16.6% 감소한 연율 59만 1,000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신규주택 판매가 넉 달 연속 감소했고, 이는 2020년 2년 만의 최저치이다. 그동안 주택 가격이 치솟았고,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올랐으며 첫 주택 구입자들이 시장에서 밀려나 신규주택 판매가 줄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3월 신규주택 판매 수치는 76만 3,000채에서 70만 9,000채로 하향 수정됐다. 4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26.9% 감소했다. 미 경제 전문 매체 야후 파이낸스는 이날 “한때 뜨겁게 달아올랐던 주택 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면서 “13년 만에 최고치에 이른 주택담보 대출 금리로 인해 많은 주택 구매 희망자들이 시장에서 밀려났다”고 보도했다.

신규주택 판매 중간값은 45만 600달러 (약 5억 7,000만 원)로 전월 43만 6,700달러보다 올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20%가 오른 것이다. 평균 판매 가격은 57만 30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주택 구매자가 내야 하는 모기지가 한 달에 평균 720달러(약 91만 원)가량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 신청자도 줄어들고 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올해 4월에 신규주택 구매를 위한 모기지 신청 건수가 3월에 비해 14% 감소했고,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0.6%가 줄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지난주에 5.25%를 기록했다. 이는 그 전 주의 5.3%에 비해 약간 내려간 것이나 1년 전에 비해 2% 포인트가 올라간 것이다.

미국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용 자산이 줄어든 것도 신규주택 판매가 감소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8.3%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3월 당시의 8.5%보다는 상승 속도가 다소 감소한 것으로 최근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오름폭이 둔화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2%,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