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세대(1983~1994년생)와 Z세대(1995~2003년생)를 합친 이른바 ‘MZ세대’가 전세계적으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 정도로 팍팍한 살림살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최대 컨설팅 및 회계업체 딜로이트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MZ세대에 속한 북미, 남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세계 46개국의 직장인 약 2만3000명(밀레니얼세대 약 1만5000명+Z세대 약 8000명)을 상대로 대대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그 결과 MZ세대는 노후생활을 위해 저축을 하는 일은 엄두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은퇴후 인생까지 살필 겨를이 없이 비관적인 생각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세대 47%, Z세대 46% “저축할 여유 없이 근근이 생활”
29일(이하 현지시간) CTV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딜로이트는 최근 펴낸 ‘2022년도 글로벌 MZ세대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설문조사에 응한 전세계 밀레니얼세대 직장인의 47%, Z세대 직장인의 46%가 월급을 받는대로 생활비로 족족 지출하느라 저축할 여유도 없이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처럼 여유 자금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계를 운영하는데 있어 펑크가 날 가능성을 항상 우려하면서 살고 있다고 답했다.
미셸 파밀리 딜로이트 글로벌 부사장은 “올해 설문조사 결과의 특징은 최근 수년간의 재정상황이 불안정했기 때문에 MZ세대의 상당수는 어떤 지출에 우선 순위를 둘지를 놓고 항상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MZ세대의 약 30%가 스스로에 대해 “재정적으로 불안한 상태”라고 밝힌 가운데 G세대 직장인의 4분의 1 이상과 밀레니얼세대 직장인의 3분의 1가량이 노후에 대비해 저축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살림살이에 여유가 없어 Z세대의 43%와 밀레니얼세대의 33%는 본업 외에 부업을 뛰면서 모자란 수입을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궁핌함은 이들의 일상적인 관심사에도 직접 영향을 미쳐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 공히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라는 의견을 보였다.
Z세대의 29%, 밀레니얼세대의 36%가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고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 문제가 각각 24%, 25%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Z세대의 20%는 실업문제를, 밀레니얼세대의 21%는 건강문제를 그 다음의 관심사로 지목했다.
한편, Z세대 직장인 10명 가운데 4명과 밀레니얼세대 직장인의 4분의 1 정도가 향후 1년 안에 직장을 옮길 생각 있다고 밝혀 MZ세대가 대규모 퇴직 사태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MZ세대 45% “노후 위한 저축 필요성 못느껴”
앞선 세대와 비교해 크게 불안정한 경제적 여건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겪으면서 MZ세대의 인생관도 매우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앞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MZ세대와 베이비붐세대에 속한 미국 성인 2622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 5일부터 17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MZ세대와 겹치는 18세와 35세 사이에 속하는 응답자의 45%가 “모든 여건이 코로나 사태 이전의 상황으로 정상화되지 못한다면 저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NYT는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노후에 대비한 저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대신 대체로 지인과 어울려 외식을 하거나 문화행사를 즐기거나 취미에 열중하는 등 현재의 생활을 최대한 만끽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