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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6월 말 예정 사우디 방문 7월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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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6월 말 예정 사우디 방문 7월로 연기

7월에 사우디,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 별도 일정 방문 추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급등하는 국제 유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달 말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이 7월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NBC 방송은 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6월 대신 7월에 중동 지역 방문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말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26~28일)와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29~30일)에 참석한 후 곧바로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을 순방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안을 검토해왔다. GCC는 사우디를 포함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6개 아랍 산유국이 결성한 지역협력기구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미 NBC 뉴스에 바이든 대통령은 GCC+3 정상회담을 위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이고, 날짜가 정해지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방문을 연기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미국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이 빡빡하고, 중동 지역 방문 준비를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치솟은 국제 유가의 안정을 위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화해와 협력을 모색해왔다. 미국과 사우디는 전통적인 우방국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10월 미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두 나라 관계가 틀어졌다. 사우디 국적의 카슈끄지는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했다가 피살됐고, 당시 미 정보당국은 살해 배후로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살만(MBS) 왕세자를 지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9년 11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사우디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고,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사우디 측은 MBS 왕세자의 개입을 극구 부인하면서 바이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해 사우디에 원유 증산을 요구했다가 매번 거절당했다. 미국에서 휘발윳값이 폭등하면서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궁지에 몰렸다. 휘발윳값과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하면 여당인 민주당이 중간 선거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일치된 분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를 비롯한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는 2일 정례회의에서 오는 7∼8월 각각 하루 64만 8,000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사우디는 OPEC+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국가이다. 이번에 합의한 증산량은 기존 방침보다 50%가량 많다. 전달 증산량은 하루 43만 2,000배럴이었다.

OPEC+가 원유 증산을 결정함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직접 방문해 MBS와 회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