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신청이 2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펜데믹 이후 지치지 않고 상승세를 탔던 미국 부동산 시장이 확실한 둔화세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다.
시중 금리상승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 주택시장 거품이 빠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은 8일(이하 현지시간) 미 모기지은행협회(MBA) 발표를 인용해 지난 3일까지 1주일간 모기지 신청이 6.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주택구입을 위한 모기지 신청은 7%, 모기지 만기가 돌아오면서 새 모기지로 갈아타는 리파이낸스 모기지 신청은 6% 줄었다.
모기지신청은 이로써 4주 연속 하락하며 2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금리상승 등이 모기지 신청 감소 주된 배경이다.
모기지 금리가 5월 반짝 하락세를 끝으로 다시 상승흐름으로 복귀하면서 비용부담으로 주택 구입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면서 모기지 신청이 감소했다.
미 양대 주택금융공사 가운데 한 곳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가장 흔한 모기지인 30년고정금리 모기지 금리는 연초만해도 3.22%에 그쳤지만 지난주에는 5.09%로 뛰었다.
또 여전히 주택시장의 공급이 빠듯해 주택 판매가 차질을 빚는 점 역시 모기지 신청 감소를 불렀다.
주택시장 상승세가 이제 끝물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으로 주택소유주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으면서 주택공급 숨통이 조금 트이기는 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주택은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는 주택가격 고공행진으로 이어진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미 집 값은 2020년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약 40% 폭등했다.
금리 상승 속에서도 집 값이 좀체 떨어지지 않으면서 주택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
4월 기존주택 판매는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두자리수 집 값 상승세와 모기지 금리 동반 상승세 속에 잠재적 주택 수요자들이 시장에서 나가 떨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MBA의 경제전망 담당 부사장 조엘 칸은 주택구매 시장이 계속되는 낮은 주택 재고물량과 지난 2개월에 걸친 모기지 금리 상승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칸 부사장은 특히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이 어려워진 주택시장 환경에 고전하면서 주택 구매를 포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에 따르면 사회에 발을 들인지 얼마 안 된 초년병들의 내집 마련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미 중산층 가계의 경우 3월 주택가격 중앙값을 기준으로 할 때 전체 소득의 38.6%, 거의 40%를 모기지 원리금 상환에 할애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말 모기지 금리가 3%를 조금 웃돌던 당시의 32.6%에 비해 크게 높아진 부담이다.
소득 대비 모기지 부담률은 2007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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