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테슬라처럼 시장에 안착해 확실한 이윤을 내는 업체마저 고전하는 가운데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은 더 이상 성장성 하나만으로 험한 주식시장 흐름을 버텨니기 어려워지고 있다.
밝은 전망과 어두운 주가 사이의 괴리는 무엇에서 비롯된 것일까.
주문 급증
14일(현지시간) 배런스에 따르면 피스커, 루시드, 리비안자동차 등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주문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피스커는 올 후반 출시할 오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주문이 5만대에 이른다. 2024년 출시 예정인 페어 SUV 주문도 3200대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도 높다.
테슬라의 보급형(?) SUV 모델Y가 6만3000달러부터 시작하는 것과 달리 오션은 4만달러에도 못미친다. 이보다 덩치가 더 작은 페어는 불과 3만달러로 가격이 책정돼 있다.
루시드, 리비안도 주문이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가 모델3와 모델Y에 주력하면서 고급형인 모델X, 모델S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루시드는 고급 전기차를 표방하고 있다.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가 설립한 루시드외 고급전기차 에어의 에어투어링은 가격이 10만7400달러부터 시작한다. 에어드림 에디션은 심지어 16만9000달러에 이른다.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리비안 전기 픽업트럭 R1T도 6만7500달러부터 시작해 그리 싼 가격은 아니다.
비교적 높은 가격과 탄탄한 주문은 밝은 실적을 예고한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그러나 이들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다.
피스커는 신규주문 통계 발표 이후 주가가 약 11% 하락했고, 리비안과 루시드 역시 각각 10%, 15% 떨어졌다.
테슬라도 주문 통계 발표 뒤 주가가 약 10% 하락했다.
시장 하강세를 소폭 웃도는 낙폭이다.
같은 기간 시장 수익률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8%,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9%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주문 확대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다.
주문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높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순익 압박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주가 하락을 부르고 있다.
이는 테슬라에도 해당된다.
스타트업들은 여기에 또 다른 악재까지 더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이 그것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외부 자금 등을 동원해 적자를 메워나가야 하는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사정이 더 열악해진다.
할부로 자동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신차 구입이 줄어든다는 부작용도 여기에 더해진다.
이같은 부담으로 인해 피스커는 올들어 48%, 루시드는 56% 하락했다.
리비안은 73% 폭락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