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한 자동차 평가 전문 웹사이트 카즈닷컴이 연례적으로 발표하는 명단이다. 미국 근로자들이 만든 미국산 제품의 소비를 장려하는 이른바 ‘바이 아메리칸’ 문화의 일환이다.
카즈닷컴은 자체 개발한 미국산 지수를 적용해 얼마나 미국산에 가까운지를 판단한다.
카즈닷컴이 미국산 지수를 산출할 때 적용하는 기준은 △최종적인 조립이 이뤄진 지역 △전체 부품에서 미국산 및 캐나다산 부품이 차지하는 비율 △엔진을 공급한 국가 △변속시스템을 공급한 국가 △미국 근로자의 기여율 등 크게 5가지.
◇테슬라, 미국산 자동차 대표하는 자동차
올해 발표 내용이 첫 번째로 예상밖인 이유는 GM, 포드자동차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 부문) 등 미국을 대표하는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만든 차종은 10위 안에 전혀 이름을 올리지 못한 반면, 10위권에 든 차종 가운데 전기차 전문업체인 테슬라의 차종이 무려 4개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테슬라 모델Y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테슬라 모델3이 2위, 테슬라 모델X가 5위, 테슬라 모델S가 6위를 각각 기록했다. 10위권에서도 상위권을 테슬라 전기차 모델들이 사실상 싹쓸이한 셈이다.
일렉트렉은 이에 대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테슬라가 미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모르는 미국인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산으로 가장 인정받는 자동차 가운데 대부분을 테슬라 전기차가 차지했다는 것은 천지개벽 수준의 일”이라고 전했다.
일렉트렉은 이어 “테슬라 전기차가 미국산 자동차에 가장 가까운 제품에서 그치지 않고 미국산 자동차를 대표하는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 주목된다”며 보도했다.
테슬라가 카즈닷컴이 발표하는 미국산에 가까운 자동차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발표에서도 모델3가 1위를 차지하고 모델Y가 3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발표에서는 비중이 눈에 띄게 더 커졌다.
◇美 빅3 완성차 업체들, 미국산으로 제대로 인정 못받아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 자동차산업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GM과 포드, 넓게는 스텔란티스 계열의 크라이슬라까지 합친 이른바 ‘빅3’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처참한 평가를 받았다.
포드는 SUV 차량인 링컨 코세어가 3위에 겨우 이름을 올렸고 스텔란티스는 지프 체로키가 7위를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스포츠카 쉐보레 콜벳을 5위에 올렸던 GM은 올해 발표에서는 아예 언급도 되지 않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테슬라 빼고나면 일본 브랜드들
테슬라는 차치하더라도 미국의 주요 완성차 제조업체들의 위상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이유는 ‘가장 미국산에 가까운 자동차’ 순위에서 일본 업체들에게마저 밀렸기 때문이다.
링컨 코세어와 지프 체로키가 차지한 순위 외의 순위는 모두 일본 혼다자동차의 모델에 돌아갔다. 혼다 패스포트(SUV)가 4위, 혼다 릿지라인(픽업트럭)이 8위, 혼다 오디세이(미니밴)가 9위, 혼다 파일럿(SUV)이 10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슷한 추세다. 지난해에도 혼다 브랜드가 10위권에 4개 모델의 이름을 올렸고 도요타자동차가 한 개 브랜드(도요타 툰드라)를 올린 바 있다.
제니 뉴먼 카즈닷컴 편집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고 전기차 신차 공급은 크게 부족하지만 미국산을 찾는 소비자는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조사가 이뤄졌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는 앞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을 비롯한 글로버 공급망 경색이 해소되면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폭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