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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실리콘밸리, 역대급 구인대란에 ‘해외채용’으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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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실리콘밸리, 역대급 구인대란에 ‘해외채용’으로 돌파구



전세계 소프트웨어엔지니어 평균 연봉 현황.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이미지 확대보기
전세계 소프트웨어엔지니어 평균 연봉 현황. 사진=비즈니스인사이더

전례 없는 고용시장 경색으로 이어지고 있는 역대급 구인대란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널리 확산된 재택근무제가 전부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 IT 업계의 중심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특히 그렇다. 직원들이 선호하는 재택근무를 아무리 보장하더라도 미국 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인재가 기본적으로 제한돼 있어서다.
구글을 위시한 실리콘밸리 소재 유명 대기업들을 선망의 직장으로 만들 정도로 월등한 복지혜택의 매력도 구인대란의 상황에서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업체 입장에서 꼭 필요한 인력이 국내에 차고 넘치지 않는 것도 문제.

28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필요한 인재를 해외에서 소싱하는 현상이 실리콘밸리 기업들 사이에 최근들어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재택근무 인력이나 해외 인력이나


실리콘밸리 IT업체들이 인력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재택근무제가 널린 확산된 마당에 외국 인력에 눈을 돌리지 않을 이유가 있느냐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서다.

미국인 직원을 재택근무하게 하는 것이나 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직원을 채용해 부리는 것이나 업체 입장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구인·구직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전문 취업 플랫폼 래스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이 플랫폼을 통해 엔지니어 채용을 진행한 실리콘밸리 기업의 75%가 내국인 엔지니어는 물론 외국거주 엔지니어에게도 취업의 문호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 배키 래스키 최고경영자(CEO)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우리 플랫폼을 통해 엔지니어를 뽑은 업체 가운데 해외 인력에도 취업 기회를 제공한 경우는 지난해 55%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75%로 크게 늘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25%에 불과했던만큼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해외 인력에 대한 의존도를 눈에 띄게 높여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구인·구직 포털 인디드에 따르면 여러 직종 가운데 특히 코딩 업무를 중심으로, 즉 소프트웨어개발자나 소프트웨어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재택근무 채용와 해외인력 채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 관련 직종은 업무 특성상 컴퓨터가 있고 인터넷만 되면 일하는데 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 임금 격차


이들이 인력 채용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는 또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구인대란도 문제지만 미국인에 주는 인건비보다 해외 인력에 주는 임금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배키 래스키 CEO는 “많은 인력을 해외에서 소싱하는 기업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미국에서 30만달러(약 3억9000만원)를 주고 뽑는 임원급 엔지니어가 있다고 가정하면 능력이나 경력이 비슷한 사람을 외국에서 뽑으면 7만5000만달러(약 9700만원)면 충분하다는 얘기가 흔히 나온다”고 전했다.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임금 격차가 크다는 뜻이다.

래스키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기업에서 일하는 미국인 간부급 소프트웨어엔지니어의 연봉은 평균 19만달러(약 2억4500만원) 정도로 파악됐으나 폴란드의 경우에는 8만5000달러(약 1억1000만원), 브라질은 8만1000달러(약 1억500만원), 중국은 7만8000달러(약 1억원), 필리핀은 7만6000달러(약 9800만원), 인도는 7만1000달러(약 9200만원) 등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래스키는 “어차피 재택근무제가 확산된 상황에서 출근해 일하도록 만들게 아니라면 굳이 고액 연봉을 줘가며 미국인을 고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인식이 실리콘밸리 기업들 사이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다만 “인력을 해외소싱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해당 국가에서는 인력이 고갈되고 순전히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임금이 올라가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