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하고, 연말에는 주가가 지금보다 12% 더 오를 것이라고 스위스계 월가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CS)가 5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날 CS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연말 목표치를 하향조정하면서 이같은 예상이 나왔다.
S&P500 지수는 뉴욕 주식시장 3대 지표 가운데 흐름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수다.
이 지수는 올 상반기에 20.58% 급락해 1970년 이후 52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S&P500 지수 목표가 하향
CS 애널리스트 조너선 골럽은 이날 S&P500 지수 연말 목표치를 하향조정했다. 당초 4900포인트를 예상했지만 이날 4300포인트로 12% 넘게 하향조정했다.
CS는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응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을 목표주가 하향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시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경기침체가 그 배경이 아니었다.
골럽은 시중 금리 상승으로 자본 조달 비용이 오르고, 이에따라 주가가 결과적으로 고평가되면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경기침체까지는 안 간다
골럽이 이날 S&P500 지수 연말 예상치를 하향조정했지만 그가 제시한 연말 전망치는 1일 종가에 비해 12% 넘게 높은 수준이었다.
주식시장이 그렇게 심각한 상황으로는 치닫지 않을 것임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시장이 우려하는 경기침체가 현실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골럽의 이같은 상대적인 낙관론 바탕이다.
그는 경기 흐름이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경기침체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골럽은 경기침체의 가장 확실한 특성은 바로 고용 붕괴라면서 소비자와 기업이 연쇄적으로 부도를 내고, 이런 흐름 속에서 고용까지 붕괴하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경기침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들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이는 팬데믹 이후의 극히 이례적인 고성장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라면서 지금의 성장 둔화는 제대로 된 경기침체의 그 어떤 조건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경기침체
미 경제는 기술적으로는 올 상반기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인 경기침체를 판정하는 기구는 주요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전미경제분석국(NBER)이지만 시장에서 흔히 경기침체로 규정하는 2개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조건은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
미 GDP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경제 프로그램인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에 따르면 미 경제는 2분기에 2.1% 마이너스 성장했다.
1분기 1.6% 하강에 이어 2분기 -2.1% 추산이 현실화하면 경기침체라는 일반적 조건을 충족한다.
다만 NBER의 공식 경기침체 판단은 고용을 비롯해 경제 요인들을 모두 감안한 것으로 2개분기 연속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경기침체로 규정하지는 않는다.
S&P500 EPS, 올해 12.2% 상승
골럽은 애널리스트들의 1년 뒤 기업실적 전망치가 미 금리 상승 속에서도 올들어 7.5% 상승했다면서 기업실적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그는 또 현재 이코노미스트들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GDP 성장률이 탄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골럽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이 2.5%, 내년에는 1.9%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금의 기업 실적 흐름, 높은 명목 GDP 등을 감안할 때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주당순익(EPS)이 올해 235달러, 내년 255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12.2%, 8.5% 성장세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