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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예 퇴진' 영국 존슨 총리 후임, 재무장관 출신들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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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예 퇴진' 영국 존슨 총리 후임, 재무장관 출신들 유력

나딤 자하위, 리시 수낙, 사지드 자비 등 거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다우닝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다우닝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스캔들을 몰고 다녔던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이 결국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그를 이어 누가 영국의 총리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리스 존슨의 퇴진은 매우 이례적인 사태다. 영국 보수당은 70명 이상의 하원의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큰 이념적 분열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당대표인 총리가 거의 탄핵되다시피 사퇴한다는 것은 보수당 의원들이 존슨을 개인적으로, 행정적으로 또는 선거적으로 그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보리스 존슨은 보수당의 다음 당대표가 뽑힐 때까지만 총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는 다수당의 당대표가 영국 총리직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존슨 다음으로 보수당의 당대표이자 총리가 될 사람은 누구일까?

나딤 자하위


현재 가장 확실한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인물은 영국의 재무장관을 역임하고 있는 나딤 자하위(Nadhim Zahawi)다. 그는 재무장관으로 임명된지 이틀도 되지 않아 공개적으로 존슨 총리에 사임을 촉구하는 발빠른 행동을 보였다.

나딤 자하위는 2016년에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투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당의 온건파 사이에서 신뢰받고 있으며 코로나 시기 백신장관과 교육부 장관으로 막대한 성과를 내 당 내에서 존재감이 커졌다.

보수당 의원들은 "그는 명백한 결점이 있을 만큼 정권에 오래 있지 않았으며, 신임 투표 이후 존슨을 지지했음에도 연좌죄에 오염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임자인 보리스 존슨이 결국 스캔들로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는 것을 생각해 볼 떄 명백한 흠결이 없다는 사실이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

리시 수낙


또 다른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는 인물은 최근 사임한 전 재무장관인 리시 수낙(Rishi Sunak)이다.

리시 수낙은 코로나 초기 합리적인 경제정책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정치 경력이 짧음에도 순식간에 재무부를 장악해 재무장관으로서 확고히 잡았으며 골드만삭스 등 금융계 출신으로 경제 수치와 데이터, 그리고 통계를 이해하고 분석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줘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위기를 맞은 영국에서 능력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 9월 여론 조사에서 수낙의 재무부 장관직 수행에 대한 만족도가 64%에 달할 정도로 훌륭한 평가를 받았으며 얼마 전까지 가장 유력한 차기 총리직 후보로 부상했다.

그러나 최근 리시 수낙에 커다란 악재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그의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 코로나 봉쇄 기간동안 방역지침을 어겨 보리스 존슨 총리와 벌금을 물은 전적이 있으며 영국의 세금 건정성을 이유로 세금 인상을 추진했지만 본인과 본인 가족은 세금을 내지 않아 공분을 샀다.

또 그가 미국의 영주권을 가진 사실도 폭로되었다. 범죄라고는 볼 수 없지만 도덕적으로 큰 흠결이 생긴 것이다. 또 그가 전 총리였던 보리스 존슨과 가까운 사이였다는 사실도 그의 차기 총리 위치를 위태롭게 만드는 점 중 하나다.

그러나 이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 중 하나이며 매우 탄탄한 정치적 입지를 가지고 있다. 수낙은 보수당 의원을 7~10명씩 아침에 초정해 식사를 같이 하며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지드 자비드


다음으로 유력한 총리 후보는 전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인 사지드 자비드다.

그는 금융계 출신으로 경제 분야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지고 있으며 2019년 재무부 장관을 역임했고 2020년 사임했다. 그의 후임은 리시 수낙이다.

보수당 내에서 강경한 우파로 분류되며 마가렛 대처를 매우 존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색인종(아시아계) 중 가장 성공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즈 트러스


그 외에도 지속적으로 정치적 야망을 드러냈던 외무부 장관인 리즈 트러스도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트러스는 초기에는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회의론자였으나 브렉시트가 진행된 후에는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것으로 정치적 노선을 바꿨다.

그녀는 이전부터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드러냈으며 그녀의 주변에는 이를 지지하는 헌신적인 팀원이 있다. 대중적인 지지도도 높지만 그녀는 주된 지지자는 존슨의 반대파로, 트러스가 총리가 되면 이전에 존슨을 지지했던 보수당의 주력 정치인들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트러스의 총리 당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법무장관이자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수엘라 브레이버만(Suella Braverman), 국방장관인 벤 월러스(Ben Wallace), 전 보건 및 외무장관인 제레미 헌트(Jeremy Hunt) 등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