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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에 켜진 '빨간불 두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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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에 켜진 '빨간불 두가지'



스마트폰으로 구글링 하는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마트폰으로 구글링 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온라인으로 뭔가를 검색한다는 말을 네티즌 사이에서는 흔히 ‘구글링한다’고 표현한다.

구글링은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에서 파생된 말로 온라인 검색을 대체하는 표현으로 굳어졌을 정도로 일상적인 용어가 된지 오래다.
그러나 이처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터넷 검색엔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구글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계열사이면서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구글과 유튜브의 미래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는 두가지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 명실상부한 디지털 세대로 불리는, 미래의 온라인 시장 흐름을 좌우할 Z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리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구글과 유튜브의 절대적이었던 위상이 눈에 띄게 추락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어서다.

◇틱톡·인스타그램, 구글이 꽉 잡고 있던 검색시장 잠식


13일(이하 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대체로 지난 1997~2010년 사이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Z세대와 관련해 구글 경영진을 근심에 빠지게 하는 현상이 최근 확인됐다.

게다가 다른 기업이 조사해 밝혀진 것이 아니라 구글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결과여서 심각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IT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프라바카르 라그하반 구글 수석부사장은 경영전문지 포춘이 최근 진행한 IT업계 관련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관련업계가 처음 접하는 소식을 전했다.

라그하반 수석부사장은 인터넷 포털 야후에서 연구개발을 책임졌고 구글로 지난 2012년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텍스트 중심으로 가능했던 구글 검색의 범위를 넓히고 온라인 쇼핑 검색에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이미지 검색 기능을 지난해부터 구글 검색엔진에 도입한 주역이다.

그는 이 행사에서 최근의 검색 기술 동향과 관련해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무심결에 자신이 파악한 내용을 소개했다.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소비자들이 구글 검색엔진이나 구글 지도 대신에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경향이 최근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과 페이스북 자매사로 이미지와 동영상 중심의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이 Z세대를 비롯한 젊은층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최근 언론보도가 사실임을 뒷받침한 것.

구글 검색엔진와 구글 지도는 구글을 대표하는 핵심 서비스인데 이 분야에서 후발업체들에게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잠식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다.

라그하반 부사장은 “네티즌들의 인터넷 사용 실태를 계속 지켜보면서 젊은 인터넷 사용자들 사이에서 구글에 대한 기대감이 예전과 크게 달라졌음을 거듭 깨닫고 있다”면서 “검색 내용 자체가 이전과는 완전히 딴판”이라고 실토했다.

그는 “단적인 예로 우리가 자체적으로 연구한 결과 요즘 젊은 네티즌의 40% 정도는 가고 싶은 식당을 찾으려고 검색을 할 때 구글에 들어와 검색을 하거나 구글 맵을 살피기보다는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이는 구글이 Z세대와 겹치는 18~24세의 젊은 미국 네티즌을 대상으로 최근 대대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서비스 이용실태에 관한 연구조사 결과로 공개된 적은 없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유튜브나 틱톡 같은 동영상 플랫폼은 조회수에 비례해 광고 수익을 거두는데 젊은 소비층에서 틱톡이 단순히 동영상을 보여주는 서비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글이 압도적으로 주도해왔던 검색 기능까지 수행하면서 유튜브의 광고 매출도 큰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틱톡의 광고수익이 오는 2024년께 유튜브를 제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중간광고 수주경쟁서도 MS에 밀려


구글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또한가지 중요한 사건은 세계 최대 OTT 업체 넷플릭스의 중간광고 서비스 제공업체 자격을 따내는 경쟁에서 구글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에 밀려난 일이다.

광고를 붙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넷플릭스가 중간광고를 붙인 저렴한 요금제를 처음으로 도입하겠다고 지난 4월 밝힌 이후 어느 업체가 중간광고 서비스를 넷플릭스에 제공하게 될지 관련업계의 시선이 쏠렸는데 넷플릭스가 온라인 광고업계의 최강자 구글을 제치고 MS를 선택했다고 13일 발표한 것.

IT매체 아즈테크니카는 “구글은 물론 미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 컴캐스트 계열의 NBC유니버설과 MS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MS가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넷플릭스는 MS와 제휴해 올해말께부터 중간광고를 붙인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MS를 제휴업체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 “MS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나 매출 신장의 측면에서나 어느 업체보다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