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NN 방송은 19일(현지시간) “지난 18개월간의 (공급난) 고통을 겪은 뒤에 이제 사정이 조금 나아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첫 충격에서 벗어나 상품 이동이 대체로 회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글로벌공급체인 압박지수’(Global Supply Chain Pressure Index)는 올해 4~6월 사이에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이 방송이 전했다.
이 지수는 또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을 당시에 중국이 대규모 봉쇄 조처를 단행해 급격하게 뛰었다가 2020년 여름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내려갔다. 또 지난 2020년 겨울철에 코로나19가 널리 재확산하면서 다시 급격하게 올라갔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내린 봉쇄령으로 글로벌 공급난이 악화했다. 이제 중국이 봉쇄령을 해제하고 있어 공급난이 완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BA.5 변이 확산을 막으려고 다시 봉쇄 정책으로 회귀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모건 스탠리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응답자의 54%가 내년 상반기에는 공급난이 해소될 것이라고 답변했으나 약 30%가량은 공급난이 내년 상반기 이후에도 계속되리라 전망했다. 데이비드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18개 내에 공급난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코로나19 BA.5 변이 확산으로 인력난이 다시 악화하고, 주요 항만에서 병목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와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는 중국의 재봉쇄 가능성 등이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고 이 방송이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철도 노동자 파업 예고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파업을 막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미국에서 철도를 이용한 화물 운송 비율은 전체의 30%가량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높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금리를 계속 올리면 경제 활동이 둔화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수요가 감소하면 공급난이 해소될 수 있다. 그렇지만, 공급난이 조기에 완화되지 않으면 이것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바이든 미 대통령 정부는 항만 당국에 선박 화물 하역 작업을 일주일 내내 하루 24시간 동안 계속하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독려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백악관에 공급난 해소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선박에서 내린 물품을 주로 대형 트레일러로 수송한다. 문제는 이런 대형 트럭을 운전할 기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인해 트럭 운전기사들이 ‘대퇴직’(the Great Resignation) 대열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전미트럭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부족한 트럭 운전기사는 8,000여 명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고치이다. 이 협회는 트럭 운전기사 부족 문제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시작됐으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