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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인들 식비 줄인다…인플레 여파 싼 음식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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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인들 식비 줄인다…인플레 여파 싼 음식 찾아

미국인들이 인플레 여파로 식비를 줄이고 있다. 컨설팅업체 모닝컨설트의 최근 설문조사에 나타난 식비 줄이는 방법들. 사진=모닝컨설트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인들이 인플레 여파로 식비를 줄이고 있다. 컨설팅업체 모닝컨설트의 최근 설문조사에 나타난 식비 줄이는 방법들. 사진=모닝컨설트

급등하는 물가가 미국 소비자들의 외식 문화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단적인 예로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에서는 저렴한 메뉴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고 멕시코 음식 체인으로 유명한 치포틀레에서는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고 있다.

◇치포틀레 매장, 지갑 얇은 손님 감소


27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과 멕시코 음식 체인으로 유명한 치포틀레가 최근 발표한 지난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고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저렴한 메뉴로 옮겨타거나 패스트푸드 매장을 전에 비해 덜 찾는 추세가 확인됐다.
맥도날드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전체 메뉴에서 저렴한 메뉴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비싼 콤보 메뉴보다 단품 메뉴를 선호하는 현상도 확인됐다. 지갑이 가벼운 소비자를 중심으로 부담이 적은 메뉴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는게 맥도날드의 설명이다.

치포틀레의 경우 매장을 찾는 손님이 2분기 중 감소했다고 밝혔다.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큰 변화가 없지만 구매력이 낮은 소비자들이 발길을 줄이거나 끊은 때문으로 치포틀레는 분석했다.

치포틀레는 “특히 연수입 5만달러(약 6522만원) 이하의 고객층에서 우리 매장을 찾는 빈도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이 치포틀레를 찾는 손님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 선이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연소득 7만5000달러(약 9800만원) 이하의 미국 가정에서 지난 3월부터 5월 사이 패스트푸드 매장을 찾은 경우가 지난해와 비교해 6%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도날드, 저렴한 메뉴 매출 급증

맥도날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음식점을 즐기던 소비자들의 방문이 최근들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기 침체가 오면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점은 오히려 호황을 누린 경우가 자주 있었다고 CNBC는 전했다.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외식비를 줄이는게 일반적이고 비싼 식당을 찾던 사람들이 대안으로 저렴한 패스트푸드 매장을 찾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집에서 음식을 해먹을 때 드는 돈과 패스트푸드점에서 사 먹을 때 드는 돈의 차이가 벌어진 것이 최근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켐프친스키 CEO는 전날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가계 지출에서 식비를 줄이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맥도날드가 이득을 누리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CNBC는 “이는 집에서 해먹는 음식에 들어가는 식료품 가격은 지난 1년간 12.2%나 오른 반면,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먹는 음식 가격은 7.7% 오르는데 그쳤다는 미 노동통계국의 최근 발표 내용과 일치하는 진단”이라고 전했다.

◇미국인 59% “인플레 여파로 식비 지출 줄여”

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외식 행태가 크게 달라지고 있음은 컨설팅업체 모닝컨설트에서 최근 펴낸 설문조사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미국 성인 1169명을 상대로 설문을 벌인 결과 응답자의 53%가 “인플레 때문에 식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여성 응답자의 59%가 인플레로 식비로 쓰는 돈을 줄였다고 밝혔고 세대별로는 X세대의 57%가 식비 지출을 조정했다고 밝힌 가운데 연소득 5만달러 이하의 소비자들 가운데 56%가 식비 지출을 줄였다고 답했다.

식비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84%가 외식을 줄였다고 밝혔고 76%는 술집을 찾는 횟수를 줄였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2%는 고기를 사먹는 횟수를 줄였다고 밝혔고 술을 사먹는 횟수를 줄였다고 답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