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사주 매입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빚을 내 자사주를 사들인다는 소식에 애플 주가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끌어올린면서 시중 금리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채권을 발행해 자사주 매입 등에 나서는 것이 회사 실적과, 장기적으로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호하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플은 최고 신용등급인 'AAA' 등급을 받고 있는 극히 일부 기업 가운데 한 곳이어서 이자 비용 부담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7~40년 만기 회사채 발행
1일(현지시간) 배런스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서 자사주 매입, 배당 지급 등 일반적인 회사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발행하는 회사채 만기는 7~40년 등 다양하다.
애플은 각 만기 별로 얼마나 많은 규모를 발행할지, 액면 지급 이자율은 얼마가 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채권발행 주산가로는 골드만삭스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증권, JP모건이 선정됐다.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 조달
애플의 회사채 발행은 오랜 전통이다.
주로 회사채를 발행해 필요 자금을 조달해왔다.
지난해 7월에도 채권 4종을 발행해 65억달러를 조달했다.
더 가깝게는 올 6월 25일 947억달러 규모의 장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애플이 회사채 발행을 즐기는 이유는 최고 등급 신용등급의 이점을 노리기 위한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받았다.
신용위험이 극히 낮은 기업들에만 주는 등급이다.
애플 외에는 미 기업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 존슨 앤드 존슨(J&J)만이 이 등급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금리 더 오르기 전에 발행하자"
배런스는 채권 전문가 마틴 프리드슨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회사채를 발행하자는 생각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들어 치솟던 미 국채 수익률은 최근 주춤하고 있다.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0.33%포인트 하락해 2.64%로 떨어졌다. 월간 낙폭으로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 규모다.
프리드슨은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추세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면서 채권시장 흐름으로 볼 때 투자자들은 현재 미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연준) 목표치인 2%를 당분간 큰 폭으로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는 미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5년 뒤에도 2.8%를 기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가 더 오르고, 이에따라 국채 수익률 역시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채권 수익률이 뛰기 전에 반짝 급락세를 탄 지금이 채권 발행 적기라는 판단을 애플이 했을 수 있음을 뜻한다.
프리드슨은 아울러 애플이 최고 신용등급을 통해 낮은 채권 수익률의 이점도 살릴 수 있다고 보고 채권 발행에 나서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ICE 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AAA 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0.31%포인트 급락해 국채 수익률 낙폭 2.64%포인트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2019년 8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이다.
한편 애플은 이날 1.00달러(0.62%) 하락한 161.51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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