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직장인들이 자신의 직장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바꿔 말하면 직장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정도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뜻이다.
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전세계 96개국 11만2312개 기업체에서 일하는 직장인 270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대한 조사의 결과를 담아 최근 발표한 ‘2022년 글로벌 고용시장 현황 보고서’의 골자다.
이 조사는 54개 산업분야에서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CNBC는 “이번 조사 결과는 인플레이션발 경기 침체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이 왜 여전히 많은지를 파악하는데 커다란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지적했다.
◇업무 스트레스 호소 직장인, 역대 최다 수준
이번 갤럽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피고용자(근로자)의 ‘업무 몰입도(employee engagement)'.
갤럽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참여한 근로자들 가운데 무려 60%가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레스가 심한 결과 정서적으로 불안해져 적극적인 태도로, 보람을 느끼면서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 가운데 44%는 매일같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갤럽이 지금까지 이 문제와 관련해 조사한 결과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갤럽은 설명했다.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는 응답은 21%에 그쳤고 심지어 19%는 현재 하고 있는 직장 생활이 비참하다는 의견까지 밝혔다. 업무에 몰입하고 있다는 응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갤럽은 설명했다.
특히 미국 직장인의 경우 이번 조사에 참여한 사람의 절반이 매일같이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답했고 41%는 매일 근심에 휩싸여 있으며 22%는 슬품에 잠겨 있는 상태라고 답했다.
응답자들에게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가장 큰 이유를 꼽아달라고 한 결과 1위는 ‘직장 내의 부당한 처우 때문’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부당한 처우를 위시해 동료간 차별과 갈등, 인종적 차별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과도한 업무 부담, 상사와 의사소통상 문제, 상사의 배려 부족, 일방적인 업무 처리 시한 등이 그 다음으로 많은 이유로 꼽혔다.
갤럽은 이와 관련해 “근로자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주요한 이유들을 보면 상사가 빠지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잘못된 상사를 배치하면 부하 직원들이 업무에 환멸을 느낄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기업체 입장에서 느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퓨리서치 “이직한 미국 직장인 60% 수입 증가”
스트레스를 참고 견디는 직장인도 있지만 직장을 갈아타는 경우도 많다.
이른바 미국의 경우 물가 급등의 여파로 경기 침체설이 흘러나오는데도 ‘대규모 퇴직 사태’라는 말이 여전할 정도로 이직의 흐름은 끊기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 대규모 퇴직 사태가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는 배경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 여론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미국 직장인의 이직 실태와 관련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 5명 가운데 한명꼴로 향후 6개월 안에 이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이직이라는 유행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퓨리서치센터가 이직자가 유난히 많았던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집계된 정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포착됐다.
이 기간에 직장을 옮긴 미국 근로자의 약 60%가 수입이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했는데도 이들의 소득이 늘어났을 정도로 유의미한 소득 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퓨리서치센터는 설명했다. 반면 이 기간에 직장을 옮기지 않은 근로자들의 경우 연봉이 오른 사람은 47%에 그쳤다는 것.
퓨리서치센터는 “이 기간에 이직한 미국 직장인은 전체의 약 2.5%인 약 400만명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를 이직률로 환산하면 전체 직장인의 30%가 1년 사이에 옮겼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