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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보기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까지 속전속결 승리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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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보기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까지 속전속결 승리 자신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이 지난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부의 붉은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대한 승리 77주년을 기념하는 승전 기념일에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이 지난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부의 붉은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대한 승리 77주년을 기념하는 승전 기념일에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까지 속전속결 승리를 자신하는 오판을 저질렀다고 워싱턴포스트(WP)를 인용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당국자에 따르면 FSB는 침공 전부터 수도 키이우를 곧 장악할 것이라고 확신했다는 게 WP 분석이다.

실제로 FSB는 침공을 며칠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있는 정보원에게 미리 대피하라는 언질을 줬으며,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들어갈 추가 인력에 대비해 여분의 거처를 마련하는 등 사전 준비를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통신감청 결과 한 FSB 요원은 러시아의 점령을 지켜보고자 우크라이나로 떠나는 동료에게 "성공적인 출장이 되라"고 미리 자축하듯 말하기도 했다.

FSB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무력화하지 못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강경 대응을 예측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예상했더라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이런 냉정한 판단을 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문스러운 점은 FSB는 해외 첩보 활동 중에서도 우크라이나에 가장 중점을 두며 수십년 간 지속해왔고, 우크라이나의 저항 의지를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여러 근거가 있었음에도 오판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일례로 작년 4월 한 우크라이나 리서치 업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추가 영토 침범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민 84%가 '침공'이라고 간주했고 2%만이 '해방'으로 여겼다.

주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를 두 차례 역임한 윌리엄 테일러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를 이해하는 데 그렇게 높은 우선순위를 뒀고 군사계획이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어떻게 이렇게 틀릴 수가 있느냐"며 "FSB와 러시아 정부 고위층 사이 어딘가에 단절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러시아 말고도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나 미국조차도 이번 전쟁을 정확히 예측하진 못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침공을 경계하는 동시에 전면전으로 치달을 정도로 전선이 확대될지 예상하지 못했다.

한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는 "제2차 세계대전 스타일처럼 전차와 포병, 보병을 동원한 고전적인 침공은 상상도 못 했다"고 전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