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직업상으로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사실은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둘다 개인 전세기를 이용해 다닌다는 점이다.
두 사람이 개인 전세기 이용과 관련해 최근 알려진 행적 때문에 표리부동하고 일구이언을 했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도마에 올랐다.
◇환경운동가 스필버그 감독의 탄소 내뿜는 개인 전세기 애용
2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스필버그 감독은 미국의 기업용 항공기 시장 1위 업체인 걸프스트림의 최고급 기종인 ‘G650'을 소유하고 있고 평소 이 전세기를 이용해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 세계 유명인사의 전용기 동선을 추적하는 사이트 '셀레브리티제트'에 따르면 스필버그 감독은 지난 6월 23일 이후 이 개인 전세기를 이용해 총 16차례의 비행을 하며 11만6000달러(약 1억5600만원) 상당의 제트기 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는 항공기의 탄소 배출량이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에 따르면 비행기 승객 한 명이 1㎞를 이동할 경우 배출되는 탄소량은 항공기가 약 255g으로 버스(105g)와 디젤 중형차(171g)의 두 배 수준이다.
셀레브리티닷컴에 따르면 예컨대 스필버그 감독이 지난 6월 29일 미국 뉴욕주 웨스트햄튼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개인 전세기로 이동하면서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은 32t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고 지난달 1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배출한 이산화탄소 역시 38t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항공업계엇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이른바 ‘지속 가능한 친환경 항공연료(SAF)’ 도입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환경운동에 앞장서 왔던 유명인이 앞뒤가 다른 행동을 했다는게 스필버그가 도마에 오른 이유다.
◇머스크, 56km 이동에도 전용기 사용
머스크 CEO가 보유한 개인용 제트기도 스필버그의 전세기와 비슷한 사양의 ‘G650ER'로 출장 때면 이 전세기를 타고 거의 대부분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최신 기종인 걸프트스림 G700을 추가로 주문해 내년부터 이용할 예정이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대목은 전세기를 타고 해외 출장을 갔을 때가 아니라 국내에서 잠깐 이동했을 때.
지난 5월 6일 같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새너제이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56km의 짧은 거리를, 고작 9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를 전용기를 이용해 날아간 사실이 공개된 것.
뉴욕포스트는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도 오래 걸리지 않는 거리를 머스크가 굳이 개인 전세기로 이동한 것에 대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친환경 교통수단의 대표주자인 전기차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만드는 기업의 총수가 그런 행태를 보였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
헤이든 클라킨이라는 이름을 쓰는 트위터 사용자는 머스크 CEO의 초단거리 비행기 출장 소식을 접한 뒤 올린 트윗에서 “머스크가 칼트레인(Caltrain)을 이용하면 5개 역 밖에 거치지 않은 짧은 거리를 전용기를 굳이 이용해 이동했다는 얘기를 듣고 아연실색했다”고 개탄했다.
칼트레인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를 포함한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운행되는 통근 열차다.
뉴욕포스트는 “차로 이동하더라도 새너제이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걸리는 시간은 40분 정도”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